
국민의힘 선대위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이준석 당 대표가 선대위 모든 직함을 내려놓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뒤이어 공보단을 이끌던 조수진 최고위원도 선대위에서 사퇴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외부인재 영입을 두고 이견도 이어지고 있다. 매머드급 선대위를 구성하며 ‘규모’를 자랑했지만, 선대위 간 불협화음도 감지된다. 계속되는 혼란에 당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야권에 따르면 최근 선대위를 둘러싼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가장 큰 갈등은 이준석 당 대표가 선대위의 모든 직함을 내려놓은 것이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할 수 있다면 이것은 선대위 내 (제)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선대위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선대위 회의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 대표의 지시에 조 최고위원이 “후보의 말만 듣는다”고 항명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당연직으로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과 선대위 내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을 겸임했다.
조 최고위원은 오후 4시로 예정된 기자회견 1시간 전부터 당 대표실에서 이 대표를 기다렸지만, 이 대표가 곧바로 기자회견장으로 가면서 만나지 못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 후 곧바로 국회를 빠져나가면서 조 최고위원을 외면했다.
대표실 밖에 있던 취재진으로부터 사퇴 소식을 들은 조 최고위원은 “다른 것보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너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정말 송구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리고 같은 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시간을 끝으로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공보단장을 내려놓는다”며 선대위에서 사퇴했다.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이 페이스북 글을 쓴 직후 뉴스1과의 통화에서 “조 최고위원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저와는 이제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나란히 선대위에서 사퇴하면서, 국민의힘은 당 대표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됐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당내에서는 당 대표 없는 선거에 우려가 나온다.
이보다 앞서 외부인사 영입을 두고도 혼란이 빚어졌다.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는 20일 신지예 한국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신 대표는 대표적 페미니스트 정치인이다.
윤 후보는 신 대표를 영입하면서 “국민의힘도 영입 인사들을 통해서 국민들의 지지기반도 더 넓히고 철학과 진영을 좀 더 확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반면 이 대표는 “당의 기본적인 방침에 위배되는 발언을 하면 제지, 교정할 것”이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전했다. 하태경 의원은 신 대표 영입을 “악수”라고 혹평했고, 홍준표 의원은 신 대표를 영입한 선대위를 “잡탕밥”이라고 비판했다.
신 대표 영입과정에서 선대위 간 불협화음도 감지됐다. 선대위 원톱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시대준비위와 선대위는 관련이 없다”며 “신 대표 영입도 발표 다음에 알았다. 새시대준비위가 하는 거에 대해 관여할 이유도 없고 관여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선대위의 계속된 잡음에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매머드급 선대위로 인해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가 내년 초 추경 편성에 찬성한 것이나 당에서 반대한 노동이사제 도입에 목소리를 낸 것 모두 비대해진 선대위 내부 소통의 문제로 인한 것이란 설명이다.
선대위 조직 문제가 불거지자 김종인 위원장은 선대위 개편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욕을 먹더라도 내가 (선대위를) 완강하게 끌고 가는 자세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선대위를 ‘항공모함’으로 표현하며, 비대해진 규모로 인해 효율적인 선거가 진행되지 못하고도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