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직에 대한 숙고의 시간에 들어가면서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윤 후보의 측근으로 움직였던 장제원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이제 시선은 김병준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의 상임선대위원장직 문제에 시선이 쏠린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전날(23일) 취재진과 만나 “2~3일 사이에 내 입장을 밝힐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라며 “내 입장을 분명히 이야기할 필요가 있으니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히면서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간 ‘결단’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김 전 위원장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장제원 비서실장안’을 탐탁지 않아 한다고 전해졌으나, 지난 22일 윤 후보는 취고위원회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임명을 제외하고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에 앞서 윤 후보 캠프 관계자가 ‘핵심 정무 관계자’라는 익명으로 한 언론에 “김 전 위원장이 합류하지 않을 경우 총괄 선대위원장에 영입할 인사를 3~4배수로 준비해 두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전화해 윤 후보의 선대위 구성에 동의하기로 했다” 등 김 위원장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면서 이준석 대표가 “국민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받아들이는 게 좋지 않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날(23일) 김 전 위원장은 “지금 나는 일상으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선거를) 한두 번 경험한 사람도 아니고 내가 확신이 서지 않는 이상 일은 안 한다고 늘 그랬다. 더이상 정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사실상 거부했다. 윤 후보도 “그 양반 말씀하시는 건 나한테 묻지 마라”라며 불쾌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찾아오면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만나는 거야 찾아오면 만나는 거고,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윤 후보도 이후 “우리 김 박사님께서 며칠 생각하겠다고 하니 저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한 호칭이 ‘그 양반’에서 ‘우리 김 박사님’이라고 바뀌며 감정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간 파열음에 장 의원은 전날 SNS에 “저는 오늘 윤 후보 곁을 떠난다”라며 “후보가 마음껏 인재를 등용하고 원탑이 돼 전권을 행사하는 공간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그 안에 언급된 분들(김병준, 김한길)이 전체를 위해 다른 선택을 하면 존중될 수 있으나 윤석열 후보가 말을 뒤집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안 된다”라며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용퇴’를 언급했다.

정치도, 선거도 처음인 윤 후보 입장에서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천군만마다. 2002년 노무현, 2007년 이명박 후보를 자문하고 2012년 박근혜, 2017년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킹 메이커’가 김 전 위원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경선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으나, 본선에서 윤 후보와 가족을 둘러싼 리스크가 터질 경우 김 전 위원장의 ‘노련함’이 필요하다.
아울러 윤 후보 캠프 일부 인사에 대해 ‘문고리 3인방’이라는 지적, 최근 윤 후보가 한 포럼에서 프롬프터가 작동하지 않아 2분간 침묵했던 것에 대해 여권에서 ‘최순실’을 언급하는 등 윤 후보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가 고착화되기 중도와 외연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윤 후보가 지난 22일 최고위원회 직전 당 지도부에 ‘김종인 전 위원장 없이 갈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후보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장 의원은 “윤석열의 무대에서 윤석열 외에 어떤 인물도 한낱 조연일 뿐”이라며 김 전 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SNS에 “당의 모든 사람은 선거 승리를 위해서 후보의 생각을 따른다”라며 “어떤 단위인지와 관계없이 모든 선거는 후보의 선택대로 흘러가고 후보가 무한책임을 진다. 우리 당원들은 모두 윤석열 후보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