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달 가량 당겨 12일 단행된 KT의 조직개편은 지난달 2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유무선 인터넷 접속 장애 사태로 어수선한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네트워크 관리 기능을 한층 강화한 것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풀이된다.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판명난 KT의 네트워크 장애 사고는 지난 25일 오전 11시16분쯤부터 시작되어 12시45분 복구 조치 완료까지 89분간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KT부산 국사에서 라우터에 라우팅 설정 명령어 입력 과정에서 ‘exit’ 명령어를 누락한 게 발단이었다.
KT협력업체 직원인 작업자가 밤에 해야 할 작업을 낮에 했고,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KT측 관리자는 자리를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는 전국에 걸쳐 발생했으며 KT는 개인 무선 고객의 경우 5만원 요금제 기준 1000원 정도, 소상공인은 평균 7000~8000원 수준을 보상안을 내놨다. 전체 보상규모는 350억원에서 400억원 정도다.
이번 사고가 네트워크 쪽에서 발생한 만큼 네트워크 부분 인사는 예견된 일이었다. KT는 우선 그룹 내 네트워크 전문가인 서창석 전남·전북광역본부장(전무)을 부사장(네트워크부문장)으로 승진시켜 유무선 통신 서비스 관리를 책임지는 조직인 네트워크부분을 총괄하도록 했다. 기존 이철규 네트워크부분 부사장이 맡던 자리를 서창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탁한 것이다.
KT는 “서창석 신임 네트워크부분장은 28년 동안 유무선 네트워크에서 경력을 쌓은 통신 전문가”라며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용을 통해 더욱 신뢰받는 통신서비스 제공은 물론 디지털혁신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책임지게 됐다”고 밝혔다.
1967년생인 서 신임 부사장은 성균관대 출신으로 2013~2014년 KT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기술본부장, 2015~2019년 네트워크전략본부장 등을 지냈다.

서 부사장을 보좌하는 네트워크전략본부장에는 여성 최초로 권혜진 상무를 발탁했다.
KT는 “네트워크 기획과 운용 모두에서 전문성을 갖춘 권혜진 상무는 KT 여성 최초로 네트워크전략본부장으로 발탁되어 KT네트워크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맡았다”고 밝혔다.
또 네트워크운용혁신담당관을 신설해 네트워크 운용과 망 관리, 장애 모니텅링 등을 맡도록 했다. 또 네트워크운용혁신담당관은 완벽한 네트워크망 운용을 위해 IT부문, 융합기술원 등과 협업으로 지속적인 점검과 다각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도록 했다.
기존 플랫폼운용센터를 ‘보안관제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기능과 권한을 강화했다. 여기에 중앙 네트워크관제본부와 지역 네트워크본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이중, 삼중의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네트워크 장애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KT는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용을 위해 새로운 기술 및 시스템 개발, 전문가 육성교육 강화 등 전사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KT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4명, 전무 12명을 승진시켰다. 상무 24명은 새로 임원이 됐다. 부사장 승진자는 서창석 신임 부사장과 우정민 KT DS 대표, 홍기섭 스카이라이프 대외협력총괄 및 HCN 대표, 윤동식 IT부문장으로 2명은 그룹사 임원이다. 전체 그룹사 임원 승진자는 총 9명으로 지난해(3명)에 비해 3배 수준으로 늘었다. 그룹사간 활발한 인력 교류로 그룹 차원에 디지코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도다.
광역본부 승진자도 2021년 5명에서 2022년 6명으로 늘어났다. KT의 9명 전무 승진자 가운데 3명은 여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