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하가 없었지만 두산 베어스엔 홍건희가 있었다.
홍건희는 9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최원준에 이어 등판해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두산이 6-4로 승리하면서 홍건희는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따냄과 동시에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최원준이 4⅓이닝만 던지고 일찍 내려가 부담이 컸지만, 홍건희가 3이닝을 책임져준 덕분에 두산은 한결 수월한 마운드 운용을 할 수 있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현승을 먼저 낼까 하다가 홍건희를 투입했는데 너무 잘 던져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홍건희는 “지난해 두산에 와서 가을야구를 경험했는데 긴장을 많이 하다보니 힘들었다. 올해는 작년 경험을 발판삼아 즐기자는 마인드로 던지는 중”이라며 “오늘도 그렇게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위기가 없진 않았다. 5회말 김지찬에게 안타, 구자욱에게 볼넷, 강민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연속으로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오재일에게 직구만 7개를 던져 병살타를 유도, 실점없이 이닝을 끝냈다.
홍건희는 “변화구를 잘 구사하기도 하지만 직구에 자신감이 있었다. 변화구로 어렵게 승부하는 것보다 내가 잘 던지는 걸 던져서 승부하고 싶었다. 편하게 던졌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오재일에게 직구만 던진 이유를 설명했다.
두산은 지난 7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6구를 던진 이영하가 이날 피로누적으로 등판하지 못했다. 이영하가 없는 상황이라 홍건희는 더 큰 책임감 속에 마운드에 올랐다.
홍건희는 “영하가 그 전에 잘 던져줬는데, 그만큼 투구 수도 많았다. 영하에게 ‘좋은 투수가 많이 있으니 오늘 편하게 쉬라’고 말해줬다. 오늘 잘 던져서 승리했으니 남은 경기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홍건희는 ‘내일도 던질 수 있냐’는 질문에 “팔 상태에 문제가 없다. 내일 2차전도 등판할 수 있”며 자신있게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