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친환경 에너지의 핵심으로 꼽히는 수소·암모니아 에너지 사업의 국내 활성화를 위한 청사진이 윤곽을 드러냈다.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부터 에너지 유통 구조의 구축과 전략비축까지 전 과정에서 민간기업과 협력해 신성장 사업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8일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석유공사는 이 같은 내용의 수소·암모니아 사업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실행에 착수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0)’라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그 방안으로 저탄소 에너지 산업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친환경 핵심 에너지로 부각된 수소·암모니아 경제를 육성해 앞으로는 화석연료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수소·암모니아 사업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국내외 주요 민간 기업들과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유국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중동 등 해외 현지에서 저탄소 수소와 암모니아의 생산 단계부터 참여하는 등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장기 구매 계약으로 생산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국내에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5일 에너지 수요처인 한국중부발전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블루암모니아 도입 실증과 저탄소 수소·암모니아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연말까지 현대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과 MOU를, SK가스와 공동연구협약(JSA)을 맺기로 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와 세계 최대 석유 생산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와도 암모니아 사업 협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단계로 수소·암모니아의 유통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선 주요 산유국의 국영 석유회사와 계약을 통해 수소·암모니아 도입망을 확보하고, 해상운송 또는 암모니아 수요지 인근의 기초 인프라(기반시설)를 확충하며, 산업적 수요를 확보하려는 민간기업에 유통하는 것이다.
업계에선 국내 최대 액체화물 처리 항만인 동시에 석유화학공단 등 수소 수요처가 있는 울산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를 위해 한국석유공사는 오는 2025년까지 특수목적법인 또는 민간 기업이 포함된 컨소시엄(연합체)을 설립해 연간 30만톤 규모의 암모니아 저장 시설의 구축을 추진 중이다.
향후에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석유·암모니아의 대규모 전략비축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석유공사는 암모니아와 물성이 유사한 액화석유가스(LPG) 비축기지를 운영 중인데, 여기서 확보한 기술과 경험이 암모니아 비축에도 적용될 수 있다. 또 기존 비축시설을 증설하거나 유휴부지 활용 등을 통해서도 저장시설을 구축할 수 있다.
에너지 업계는 전세계적으로 화석연료 대신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선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산업적인 면에서 수소·암모니아 사업이 크게 발달하진 않았지만, 국내에서 친환경 에너지 자원의 충분한 확보와 활발한 유통·소비를 기반으로 막대하게 성장할 글로벌 관련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