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확정된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고향이자 보수층 지지세가 강한 TK(대구·경북)의 서문시장을 찾아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이 후보가 야당 대선 후보 선출일에 맞춰 대구를 방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본선 후보의 컨벤션 효과를 차단하고, 자신에 대한 지지세가 취약한 2030 청년층 표심을 잡으려 한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이 후보의 서문시장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첫 방문일이 공교롭게도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윤 후보가 결정된 날이라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강성 보수층의 야유가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서문시장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서문시장 입구에서부터 상가연합회 사무실 쪽으로 이르는 인도와 차도는 지지자 수백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은 합니다” 등을 연호하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뤄 일부 참석자는 “밀리거나 깔려 다칠 우려가 있으니 옆으로 빠져달라”고 외쳤다.
이 후보 지지자라고 밝힌 장모씨(65·여·대구 수성구 범어동)은 “공약 이행률 높은 것을 보면 행정은 정말 잘 하는 것 아니냐”며 “공정한 대통령, 국민을 위해 일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건어물 점포 한 상인은 “윤석열이 서문시장을 왔을 때 만큼이나 사람들이 몰린 것 같다”며 “이재명 인기가 이렇게 높았냐며 상인들도 모두 놀라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 후보는 상인들과 만나 재난지원금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상가연합회 사무실에서 그는 “코로나19 이겨내는 과정에서 정부도 많은 노력했지만 결국엔 시민들과 소상공인들이 희생했다. 국가가 부담해야하는 걸 사회적 약자들이 부담했다”며 “국민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게 단기적으로는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효율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 순회 첫 일정으로 고향에 오게 됐는데 외가 어른들도 아직 계서 더 각별하게 느껴진다”며 “출신과 지역, 진영을 따지지 않고 모자란 부분은 채워나가겠다”며 TK에 대한 표심 구애 발언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앞서 이날 낮에는 북구 산격동 경북대 대학로 등을 찾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표심 공략에 나섰다.
낮 12시쯤 대구에 사는 20대 청년 백명수씨(25)와 점심식사가 예정된 음식점 앞 인도에는 대학생을 비롯한 시민과 지지자 100여명이 몰렸다.
지지자 등이 “이재명, 이재명”을 연호하자, 이 후보는 손들 흔들어 응대했다. 일부 대학생들은 이 후보와 셀카를 찍으며 “대선 승리를 기원한다”고 했다.
유튜버들도 음식점 앞 인도에 대기하며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나도 대통령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이 후보를 마중한 백씨는 이 후보와 인사를 나눈 후 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취재진과 미리 만난 백씨는 “질병으로 회사를 그만둔 뒤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한달에 관리비와 공과금 등 30만원의 월세를 내며 살고 있다”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 임대 아파트 등의 혜택이 청년층에 많이 돌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이 후보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백씨의 말에 이 후보는 “저성장 사회와 격화되는 경쟁의 측면, 거기다 지방이라는 점 때문에 대구를 비롯한 지역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회복하면 청년층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정성 회복과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지역에 기회를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경북대에서 진행된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를 주제로 한 대학생들과 대화 행사는 대학생들이 대거 몰려 일부 대학생들은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편 그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윤 전 총장이 결정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 질문에 “(윤석열 전 총장이) 후보로 된 것을 축하드린다”며 “정쟁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삶을 낫게 만들고 국가를 희망적으로 만들지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짧게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