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이 자오 감독이 마블 신작 ‘이터널스’ 세계관에 대한 생각과 배우 마동석 캐스팅 등 다양한 비화를 전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과 키트 해링턴은 29일 온라인을 통해 국내 취재진과 영화 ‘이터널스’ 화상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안젤리나 졸리, 마동석, 젬마 찬, 리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 로런 리들로프,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셀마 헤이엑, 리아 맥휴, 배리 케오간 등이 출연한다.

‘이터널스’는 마동석이 국내 배우 최초로 마블 히어로가 된다는 점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특히 영화 ‘노매드랜드’로 제 93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하고 단일 시상식 시즌 역대 최다 수상 신기록을 기록한 중국계 클로이 자오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기도 했다. 그는’이터널스’의 10인의 멤버와 함께 마블 페이즈 4의 방대한 서사를 선보였다.
먼저 클로이 자오 감독은 아카데미 수상작 ‘노매드랜드’와 마블 영화 ‘이터널스’의 공통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사실 ‘노매드랜드’와 ‘이터널스’ 사이엔 비슷한 점이 많다”고 운을 뗀 후 “‘노매드랜드’ 같은 경우엔 한 명의 여정을 담고 있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이나 자연 촬영하는 모습을 보면 주인공이 주변 환경,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갖고 여정을 이어나가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터널스’는 거대한 우주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으면서 인간에 대한 큰 물음을 던지고 있다”며 “서로 같이 맞지 않는 특이한 가족에 카메라를 들이댐으로 인해 물음을 던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트 해링턴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극 중 세르시(젬마 찬 분)의 남자친구인 데인 휘트먼 역으로 활약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제가 연기한 데인에 대해 감독님과 여러 대화를 나눴다”며 “데인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간 중 한 명이다. 인간성이라는 걸 보여주는 캐릭터가 세 명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데인은 영화의 시작부터 시작 지점을 담당하며 영화를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며 “데인은 인간들의 삶을 이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면서 자신이 접하는 여러가지 정보가 어마어마한데도 잘 소화하고 성숙하게 대처한다. 그런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 잘 소화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또 그는 “제가 데인 캐릭터를 좋아한 이유는 더 보고 싶고 더 원하는 남성상을 그리고 있다”며 “한마디로 이때까지 알고 지냈던, 사랑하는 여자가 수천년 전에 외계에서 지구로 왔고 어마어마한 파워를 갖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된는데 이 사실에 굴하지 않고 쿨하게 대처하고 강인한 여성상에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데인의 강한 면모를 보여주지 않나 한다”고 덧붙였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어벤져스’ 세계관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연출을 하며) 원작의 작가가 그때 당시에 했던 그대로를 그 사람이 하고자 했던 걸 그대로 따라하고자 했다”며 “이를 선보였을 당시엔 주류의 히어로가 있었고 대중적 히어로의 이미지, 대중적 내러티브가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작가는 주류와 구분된, 연결성을 갖고 있지 않는 불멸의 히어로를 선보였다”며 “존재론적인 물음을 가진 코믹이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마블 스튜디오도 그런 식의 접근이 좋다고 했다”며 “특히나 타노스가 없어지고 난 뒤, 유니버스가 이전의 유니버스의 이야기가 끝났기 때문에 더이상 고정된 연결성이 없으니 새로운 것을 충분히 시작해도 되고 그러길 바란다고 했다”면서 “이때까지 우리가 알던 유니버스와는 또 다른, 주변부 다른 유니버스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마동석이 연기한 길가메시 캐릭터와 캐스팅 비화도 공개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길가메시는 우리가 이때까지 봐온 인간 역사의 모든 문화에서 볼 수 있는 강인한 남자의 오리지널 버전”이라며 “강한 남자의 신화를 길가메시가 탄생시켰다고 보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동석 배우는 ‘부산행’에서 봤는데 서구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액션이나 유머나 카리스마를 확인할 수 있었고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강인한 남자 캐릭터를 통해 그 사람의 액션 뿐만 아니라 캐릭터가 다층적으로 보이길 원했고 그래서 유머가 중요했는데 마동석이 할 수 있다 생각했다”며 “구글링을 해봤는데 유튜브에서 그가 영어로 오하이오에서 복싱한 얘길 듣고 단순한 연기자가 아닌, 인생을 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감독은 “그래서 먼저 연락을 해서 캐스팅을 했다”며 “아무 말을 안하고 듣고 다가 맨 마지막에 좋다고 해서 우리는 ‘만세’를 외쳤다”고 회상했다. 또 그는 “마동석 배우는 액션적으로 많은 조언을 해줬다”며 “저희보다 전문가라 잘 해줬고 시그니처 액션인 손바닥으로 때리는 장면은 일부러 넣었다, 액션신에 대한 선물, 헌사처럼 넣었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키트 해링턴은 데인 캐릭터에 대한 매력도 전하며 배우들의 연기력도 칭찬했다. 그는 “연기자로서 불멸의 존재를 연기한다는 건 불가하다”며 “불가능한 존재가 이럴 것이라 생각하고 연기한다면 그게 실제 같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배우들이 모두 훌륭한 연기자라 생각하는 게 뭐냐하면 불멸의 존재를 연기한 게 아니라 인간적 면모와 관계에 포커스를 두고 연기했기 때문에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했다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또 캐릭터에 대해서는 “데인은 수천년 나이 먹은 사람이 아니라 42세”라며 “평범한 인간이라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세르시의 이전 남자친구를 처음 대면하는 입장에선 그 남자친구가 초인적으로 날아다니지만 주눅들지 않고 앞에 걸어가서 대화를 한다”며 “아마도 데인이라는 사람은 평범한 남자만은 아닐 것이다, 특별한 것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마블에서 주요 캐릭터로 합류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키트 해링턴은 “저도 그러길 바란다”며 “케빈 파이기와 처음 얘기할 때부터 우리와 맞는 배역을 찾고 있다 얘길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데인이란 인물에 대해 서치해봤는데 흥미롭더라”면서도 “그래도 일단은 이 영화에 먼저 집중하고 싶다, 이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데인의 모습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그는 “너무 멀리 생각하고 기대하면 실망하니까 이번 영화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데인은 끌어낼 게 많은 흥미로운 캐릭터이기 때문에 제게도 그런 기회가 오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클로이 자오 감독과 키트 해링턴과의 화상 인터뷰는 당초 3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인터뷰가 끝나기 약 4분 전에 급종료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터널스’ 홍보사 측은 이날 뉴스1에 “연결이 불안정해서 종료됐다”며 “재연결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현지와 연결이 불안정한 것인지 본사를 통해 확인할 것”이라며 국내 취재진이 미리 전달한 질문에 대한 답변에 대해서는 후속 조치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터널스’는 오는 11월3일 국내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