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가 오랜 기간 공개 수배해오던 자국 내 최대 마약 밀매 조직의 우두머리가 군경 합동 작전 끝에 체포했다고 AFP통신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약 조직 걸프 클랜(Gulf Clan) 두목 다이로 안토니오 우스가(50) 일명 ‘오토니엘'(Otoniel·배꼽털)이 전날 파나마 접경 도시인 북부 네코클리시(市) 인근에서 포위됐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번 세기 자국의 마약 조직 진압 과정 중 가장 어려운 작전이었다”며 “우리 군 역사상 가장 큰 정글 침투”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정을 1993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추락에 비유했다.
체포 과정에는 경찰뿐 아니라 군인 500여명, 헬기 22대가 투입됐는데 그 과정에서 경찰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호르헤 바르가스 콜롬비아 경찰청장은 “미국과 영국 정부 기관과 함께 위성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체포 직전 오토니엘은 네코클리시 우바라 지역 정글에서 칩거하며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배달원을 통해 외부와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니엘은 지난 2009년 미국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된 바 있으며, 미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에 따라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송환될 예정이다. 앞서 미국은 500만달러(약 58억8000만원) 현상금을 걸고 그의 행방 추적에 나섰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오토니엘은 마르크스주의 게릴라 조직인 인민해방군(EPL)에 입대했으나, 이후 극우 성향의 불법 무장단체에 합류했다.
무장단체는 2006년 우파 진영의 알바로 우리베 행정부에 의해 상당수 해산됐지만 오토니엘은 남아서 저항하기로 결정, 각 지방자치단체 300여개에 흩어져있는 걸프 클랜 조직원을 이끌어왔다.
콜롬비아는 반세기 동안 마약 밀매를 강력히 단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을 주요 거점으로 두고 전 세계에 최대 코카인을 공급하고 있다.
정부 당국은 걸프 클랜을 비롯해, 좌파정당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좌익반군 민족해방군(ELN) 등의 자금 조달 기반인 마약 밀매, 불법 광산 운영 등을 통제하기 위해 혈전을 벌이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