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해당 항체는 기존 항체치료제 대비 지속시간이 길고 근육주사 형태로 개발돼 상용화 시 빠르고 효과적인 투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19 장기지속(LAAB) 칵테일 항체치료제 후보 ‘AZD7442(성분 틱사제비맙·실가비맙)’가 임상3상(PROVENT)에서 증상이 있는 코로나19 발병률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며 주요 효능평가지표를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AZD7442는 미국, 영국,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의 임상시험기관 87곳에서 아직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으나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18세 이상 성인 5197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약 43%가 60세 이상이었으며 75% 이상이 백신 접종 후에도 면역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면역억제환자 또는 심혈관질환, 당뇨 등 기저질환자였다.
참가자들은 약 2:1 비율로 나눠 AZD7442 300밀리그램(mg) 또는 식염수를 위약으로 각각 근육주사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투약받았다.
기존 항체치료제는 대부분 정맥주사제로 개발됐다. 정맥주사는 혈관에 바로 약물을 주입해 흡수가 빠르지만 투약이 오래 걸린다. 수액을 생각하면 된다. 반면 근육주사는 빠른 투약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예방 접종이 근육 주사 형태로 투약한다.
임상시험 결과 AZD7442는 위약 대비 증상이 있는 코로나19 발병률을 77% 줄였다. 또한 위약 투약 집단에서 3명이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되고 그중 2명이 사망할 동안 AZD7442 투약군 중 사망자는 없었다.
앞서 AZD7442는 지난 7월 공개됐던 동물 및 시험관(in vitro) 단계 전임상시험 결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해 감염으로부터 보호했다. 또한 델타 변이를 포함해 최근 출현한 다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종에도 중화 능력을 보였다.
마론 라빈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AZD7442는) 증상이 있는 코로나19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며 “백신 그 이상이 필요한 사람들이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체는 美 밴더빌트대학서 이전…항체 지속기간 3배 연장
AZD7442에 사용된 장기지속항체 틱사제비맙과 실가비맙은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연구팀이 코로나19 회복 환자에서 얻은 항체를 바탕으로 만들어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이전한 것이다.
해당 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고유 부위에 결합해 변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아스트라제네카는 기존 항체에 비해 작용 지속 기간을 3배 이상 연장했으며 투약 후 최대 12개월까지 보호효과가 지속되는 반감기 연장 기술을 적용했다.
향후 AZD7442가 상용화될 경우 밴더빌트 대학은 아스트라제네카 측으로부터 AZD7442 순 매출에 대한 한 자리수 경상로열티를 받게 된다.
◇미 정부 8519억 규모 60만회분 선매입
미국 정부는 2020년 10월에 AZD7442 10만회분 구입을 위해 아스트라제네카에 4억8600만달러(약 5703억원)를 투자했으며 이어 지난 3월에 추가로 2억5000만달러(약 2933억원) 규모 50만회분의 AZD7442 공급 계약을 추가해 총 7억2600만달러(약 8519억원)에 달하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증상이 가벼운 외래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AZD7442에 대한 임상3상(TACKLE COVID-19)을 진행 중이다.
메네 판갈로스 아스트라제네카 부사장 겸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총괄은 “오는 2021년 말까지 AZD7442 임상3상의 추가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보건 당국에 긴급사용승인 또는 조건부 승인 신청을 준비할 예정이다. 또한 전체 연구결과는 의학 학술지 게재를 위해 동료 심사를 거친 후 학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