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시리즈에서 MI6 국장 M 역할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영국 배우 주디 덴치(90)가 최근 시력을 잃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다수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며 자신의 건강 상태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버라이어티와 데드라인 등에 따르면 주디 덴치는 ITV 인터뷰에서 “더는 스크린 속 내 모습을 볼 수 없다. 시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 당시 함께 있던 배우 이언 맥켈런에게 “당신의 윤곽 정도만 보일 뿐, 지금은 아무도 알아볼 수 없다”고 말하며 “텔레비전도 보이지 않고 글도 읽을 수 없다”고 전했다.
주디 덴치는 지난 2012년부터 황반변성 진단 사실을 공개해 왔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앙부가 손상되며 중심 시야가 왜곡되거나 사라지는 퇴행성 안구 질환으로, 고령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시력 저하 원인이다.
그는 이미 수년 전부터 연기 활동 지속이 어렵다는 뜻을 암시해 왔다. 2023년 ‘그레이엄 노튼 쇼’에 출연했을 당시에도 “시력 때문에 더는 대사를 외울 수 없다”고 고백하며 사실상 은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1934년생인 주디 덴치는 셰익스피어 공연 배우로 활동을 시작해 영화계에서도 긴 경력을 쌓았다. 그는 1995년부터 2012년까지 ‘007’ 시리즈에서 국장 M 역을 맡아 전 세계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셰익스피어 인 러브’(1998), ‘오만과 편견’(2005), ‘제인 에어’(2009),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2011), ‘오리엔트 특급 살인’(2017)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최근에는 2022년 애플TV+ 영화 ‘크리스마스 스피릿’에 카메오로 출연하며 팬들에게 근황을 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