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화이자·모더나와 비교해 일반 냉장고에 보관할 수 있고, 10분의 1 가량 저렴한 가격이 특징으로,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1000만회분(약 500만명분 상당)을 조달하기로 해, 16일 0시 기준 57만5289명이 이 백신 접종을 받았다.
이 중 8638명이 1차 접종 후 이상 반응을 보고했고 16명이 사망했다. 보건당국은 사망 원인은 기저질환에 따른 것으로 백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유럽과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바로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혈전 등 이상증상은 장시간 누워있는 고령층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그런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이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은 모두 50세 미만 활동적인 사람들이었다.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노르웨이의 백신 부작용 사망 사례를 보면 폐색전증이나 패혈증, 혈소판이 깨진 경우들인데, 젊은층에서 이 질환은 루프스 질환 등 매우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매우 드물다. 백신 성분에 의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그는 “WHO 측은 혈전 위험이 자연 발생에 비해 높지 않기 때문에 백신과 혈전 사이의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젊은층이 이렇게 갑자기 혈전이 발생하진 않는다. 설령 고령층이라고 해도 급사는 하지 않는다. 패혈증 등은 폐동맥이 완전히 막혀 숨을 못 쉴 정도라 보통 그 전에 병원을 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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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광주 동구청 보건소 2층에서 백신 접종 1차 대응요원으로 분류된 구청 공무원 등이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2021.3.1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
전문가들은 국내 부작용 사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천 교수는 “독감 백신의 경우 수십년을 접종해 왔는데, 혈전이나 고열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최근 부작용 의심 사례는 예외적인 백신 증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위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보면 두통이 굉장히 심하고 39~40도까지 열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 경우 혈소판이 깨지거나 패혈증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백신 접종 후 사망자의 사인을 보면 폐색전증이나 패혈증이 있는데, 이는 기저질환이 아니라 지병이 백신 접종으로 악화된 것으로 봐야한다”면서 “예진만 한 후 백신을 접종하기 때문에 사망과 백신 간 인관관계가 입증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할 필요까진 없어도 접종 속도를 조금 늦추거나, 당일 결과가 나오는 혈액검사를 실시한 후에 백신 접종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0만~20만명, 40만~50만명이 아니라 1000만명이 맞아야 할 백신”이라며 “지금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를 얻지 않으면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15, 16명이 아니라 하루에 100명 이상씩 나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팬데믹 상황이라 한국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지 않고 백신을 도입했다”고 지적하며 ‘시판후 부작용감시'(PMS·post marketing surveillance)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제 백신 접종 3주째를 맞은 만큼, 백신 접종 후 중화 항체 형성 비율, 아스트라제네카 측 임상 데이터와 비교해 아낙필라시스나 사망, 경련, 척수염 등 심각한 부작용이 유의미하게 높은 건지, 백신 접종 후 감염된 사람이 있는지 등을 차분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면 백신의 효능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면서 “정부에서 데이터를 갖고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백신 접종율이 올라가고 불안감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