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3일 알라바마주 홈우드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 대학생 자바리 피플스(Jabari Peoples, 18)의 가족이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독립 부검 결과 등에 따르면, 자바리는 등에 총을 맞았지만 총알도, 출구 상처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가족 측 변호사는 전했다.
유족 측을 대변하는 민권 변호사 벤 크럼프(Ben Crump)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바리는 범죄 이력도 없고, 경찰이 되기를 꿈꾸던 청년이었다”며 “그가 왜 총에 맞았는지 밝히기 위해 바디캠 영상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홈우드 경찰은 사건 직후 발표한 입장에서 “오후 9시 30분쯤 마리화나 냄새를 감지하고 축구 경기장 뒤편에 주차된 차량에 접근했다”며 “운전석 문에 있던 권총을 자바리가 집어들었고, 여러 차례 내려놓으라는 지시에도 불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족 측에 따르면 당시 자바리와 함께 있던 여자친구는 “경찰은 비표시 차량을 타고 있었고, 사이렌이나 신분증 없이 접근했으며, 자바리는 무장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해당 여성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크럼프 변호사는 “자바리에게서 총알이 발견되지 않았고 출구 상처도 없었다”며 “왜 등에 총을 맞았는지, 총알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홈우드 경찰은 바디캠 영상이 알라바마주 법집행국(ALEA)에 이미 넘겨졌다고 밝혔다. ALEA 측은 “수사 중이기 때문에 가족에게도 영상을 공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홈우드 경찰은 “가족에게 영상 시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혀 진술이 엇갈린다.
이에 유족과 지역 시민들은 “진실을 보여달라”며 영상 공개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기자회견 당시 군중은 “쇼 더 비디오(Show the video)”를 연호하며 시위를 벌였다.
자바리의 가족은 “경찰이 사건 당일 어떠한 연락도 하지 않았다”며 “제퍼슨카운티 검시소가 가족 동의 없이 부검을 진행했고, 경찰 보고서도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유족은 애틀랜타의 민간 검시인을 통해 장례식 전날 별도로 부검을 의뢰했다.
크럼프 변호사는 “이 사건은 정의와 투명성의 문제다. 우리 아이가 왜, 어떻게 총에 맞았는지 영상을 통해 밝혀야 한다”며 “누구도 자신의 아이를 이렇게 떠나보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