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로선 부담이 컸던 경기였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107승55패)와 치열한 지구 경쟁을 벌였지만, 1승 차이로 디비전시리즈 직행 티켓을 놓쳤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106승을 기록하도고 지구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팀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단 한 판만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다저스가 가진 이점은 홈경기 개최뿐이었다. 시즌 막바지 17연승을 달렸던 세인트루이스는 껄끄러운 상대였고, 역대 포스트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1승4패로 열세였다.
다저스는 경기 중반까지 세인트루이스에 밀렸다. 4회말 터진 저스틴 터너의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3회말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때리는 등 전반적으로 공격이 답답했다.
선발 싸움에서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다저스의 선발 투수 맥스 슈어저는 1회초와 5회초 큰 위기를 자초하며 4⅓이닝 만에 강판했다. 반면 세인트루이스 선발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는 5⅓이닝을 책임지며 다저스의 기를 꺾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불펜 싸움으로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다저스 불펜은 6회초부터 9회초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친 세인트루이스는 흐름을 빼앗겼다.
모두가 연장전을 예상한 순간, 막혔던 다저스 타선은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코디 벨린저가 9회말 2사에서 T.J. 맥팔랜드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세인트루이스는 알렉스 레예스를 긴급하게 투입했는데 벨린저가 2루를 훔치며 레예스를 흔들었다. 뒤이어 레예스가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졌고, 테일러가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세인트루이스는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다저스의 저력이 더 돋보였다.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 투수들의 결정적 실투를 모두 홈런으로 연결했다.
테일러는 경기 후 “사실 (홈런을 의식하지 않고) 안타를 치려고만 생각했다. 레예스가 (타격하기에) 너무 좋은 슬라이더를 던졌기 때문에 이를 멀리 날릴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이 승리로 다저스는 9년 연속 디비전시리즈에 올랐고, 월드시리즈 2연패 도전을 이어갔다. 오는 9일부터 샌프란시스코와 챔피언십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격돌한다. 107승 팀과 106승 팀의 흥미진진한 대결이다.
2000년 뉴욕 양키스를 끝으로 월드시리즈 연패에 성공한 팀은 없었다. 다저스는 일단 첫 관문을 통과했고, 현재 사기는 충만하다. 테일러는 “(샌프란시스코와) 시즌 내내 싸웠던 만큼 어려운 시리즈가 될 테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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