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은 이전 대회들과 비교해 많은 변화가 있다. 대회 사상 처음으로 11월에 개최되고 최종 엔트리도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는 등 많은 변수가 작용할 전망이다. 벤투호가 본선에서 변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확실히 두꺼운 선수층을 다지는 게 필요하다.
이번 월드컵은 개최지 카타르의 더운 날씨를 고려해 11월 개막한다. 일반적으로 6월에 막을 올렸던 지난 대회들과 비교하면 5개월이나 늦은 개막이다. 일정 변화는 대회의 변수 가능성을 높인다.
11월은 대부분의 유럽 리그가 막을 올려 시즌 초중반으로 향하고 있을 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 등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대거 속한 유럽 리그들은 8월에 막을 올릴 예정이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꾸준하게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다가 월드컵에 참가하는 만큼 컨디션 조절이 유리하다. 또한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반면 한국 K리그와 일본 J리그 등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한 시즌을 모두 마치고 월드컵에 출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지난 2월부터 숨 가쁘게 달린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이 온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스케줄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2010년 남아공 월드컵까지 3번의 월드컵을 경험한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도 “지금까지 월드컵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시즌을 마치고 대회에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시즌 도중에 참가하기에 컨디션 관리가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대회에 맞춰 컨디션이나 체력적인 부분을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비진에 K리그와 J리그 소속 선수들이 많은 벤투호 입장에서는 선수단 몸 상태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김민재(페네르바체) 없이 6월 A매치 4연전을 치렀던 한국은 수비 불안을 노출했는데 본선을 앞두고 주축 수비수가 부상 또는 컨디션 난조로 이탈한다면 수비 약화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26명 엔트리 확대도 대회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14일 FIFA는 7월1일부터 모든 축구 경기에 5명 교체를 허용했다. 교체 인원이 늘어나게 되면 경기 도중 전술 수정이 용이해진다.
여기에 최종 엔트리가 26명으로 확대되면 각 대표팀은 다양한 선수들을 본선에 데려가 활용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선수층이 두꺼운 브라질, 프랑스, 독일 등 세계 정상급 팀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규정 변화다.
한국도 교체, 엔트리 확대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특징이 있는 선수들을 본선에 데리고 가야한다.
다행히 벤투호는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을 통해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경합할 수 있는 조규성(김천)이라는 공격수를 발굴했다. 이번 6월 4연전을 통해서는 활동량과 압박이 좋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발이 빠른 엄원상(울산) 등 2선 자원들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본선까지 5개월의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벤투 감독은 추가적으로 본선에서 활용할 선수들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확보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통해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에 대한 테스트를 한 번 더 진행한다. 이어 9월 정예 멤버를 소집, 최종 엔트리를 위한 옥석 가리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기간동안 새로운 얼굴이 두각을 나타낸다면 한국은 월드컵에서 변수를 조금이라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