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안마의자 업계 1위였던 바디프랜드가 대내외적 악재에 수난기를 맞았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생 사모펀드 한앤브라더스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았지만 내부잡음까지 감지되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3분기 매출은 1183억453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억8092만원으로 4.48% 줄었다.
바디프랜드의 상반기 영업익은 179만4161만원으로 64.39% 급감했고 매출액은 3019억2315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3% 줄어들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실적이 전년보다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바디프랜드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913억 원, 68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4%, 31.2% 증가했다. 2020년 매출 증가율은 15.7%였다.
경기 침체와 시장 내 경쟁 심화가 실적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다만 경쟁사 세라젬이 이같은 환경에서도 성장세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바디프랜드 주인이 사모펀드로 바뀌면서 단기간 내 수익을 창출하려는 경영 방침이 성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바디프랜드는 최근 몇년새 사모펀드에서 사모펀드로 사고 팔렸다.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브라더스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은 7월 VIG파트너스로부터 바디프랜드 경영권 지분 46.3%를 인수했다. 한앤브라더스는 지난해 8월 설립된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다.
2015년 5월까지만 해도 바디프랜드의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조경희 명예회장이었다. 같은 해 8월 조 회장의 보유 지분 전량을 넘겨받은 비에프에이치투자목적회사(90.3%)가 최대주주가 됐다. 비에프에이치는 VIG파트너스, 두산 계열 투자회사 네오플럭스,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 등이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주인이 바뀌면서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IPO 재수생’인 바디프랜드는 대주주가 바뀐 탓에 올해 IPO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 2014년 처음 코스피 상장을 위해 컨설팅을 받았고 VIG파트너스 인수 2년 만인 2017년 상장을 준비해 2018년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냈으나 한국거래소가 미승인(2019년)을 통보했다. 지난 2020년에는 안마의자 하이키 과장·허위광고로 검찰에 고발되면서 상장은 흐지부지됐다.
내부 불협화음도 감지된다. 바디프랜드 노사는 올해 첫 단체교섭을 앞두고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들은 호봉제 도입과 각종 수당 지급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5차 교섭은 6일 예정됐다.
민주노총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는 지난해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할 당시에도 반발하며 사측과 갈등을 빚었다. 이들은 바디프랜드를 사고 파는 행태에 대해 ‘치고 빠지기식’ 투자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올해 10월에는 판매 실적이 저조한 직원을 사내메신저 단체방에 초대해 실적을 강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기업가치가 2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을 지속해온 바디프랜드가 시장 침체와 대내외적 불안요소로 성장 정체를 맞았다”며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명 홍보모델과 브랜드 이미지에만 의존한 광고 전략이 힘을 잃은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