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최근 가족과 관련한 논란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에게 모두 마음을 주지 않는 부동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념에 따라 후보를 정하지 않는 부동층을 붙잡을 미래 어젠다를 제시하는 일이 향후 대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0~22일 실시해 23일 발표한 12월 4주 차 전국지표조사(NBS) ‘대선후보 지지도’ 결과 이 후보는 35%, 윤 후보는 2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2주 전 발표된 조사외 비교하면 이 후보는 3%포인트(p), 윤 후보는 7%p 하락하면서 두 후보 간 격차는 2%p에서 6%p로 벌어졌다. 두 후보 모두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도 17%에서 25%로 늘었다.
두 후보의 하락세와 부동층의 증가는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 40.1%는 윤 후보를, 37.0%는 이 후보를 꼽았다. 지난 6~7일 조사와 비교할 때 윤 후보는 5.2%p, 이 후보는 0.1%p 각각 하락했고 부동층은 7.2%에서 10.8%로 늘었다.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윤 후보는 35.2%, 이 후보는 32.9%를 기록해 지난 조사보다 각각 1.2%p, 3.4%p 하락했다. 부동층은 14.3%에서 16.6%로 증가했다.
세 개 여론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두 후보의 하락세와 부동층의 증가세가 나타난 배경에는 양당 후보 모두 ‘가족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여론이 동반 악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의 장남 이동호씨의 불법 도박은 지난 16일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의혹이 제기됐고, 이 후보는 당일 곧바로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기재 의혹도 지난주 민주당이 공세적으로 제기했고, 윤 후보는 지난 17일 “논란을 야기하게 된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사과했다.
이후 양당이 상대 후보의 가족 논란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기존 각 후보의 지지층마저 지지를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지지하던 후보의 부정적인 사건이 있다면 바로 다른 후보를 선택하는 게 아니고 선택을 결정하지 않는 부동층으로 가는 상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동층을 모을 수 있는 비전과 어젠다를 제시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대선이 70여일 남았는데 역대 대선에서는 소득주도성장, 경제 민주화 등 핵심적인 어젠다가 나왔다’며 “그런데 지금은 후보들이 정권을 잡을 때 가장 먼저 무엇을 하려는지 드러나지 않으니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시대정신에 맞는 비전과 어젠다를 통해 서로 경쟁해야 되는데 그런 게 이뤄지지 않으니까 국민들이 서서히 후보들에 대해 관심의 장을 닫는 것”이라며 “역대 대선 중 이렇게 후보들의 어젠다가 보이지 않는 건 처음”이라고 꼬집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