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와의 평가전에서 멋진 선제골을 터뜨렸던 ‘황소’ 황희찬(울버햄튼)이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벤투호에서 하차한다. 이 변화와 함께 새로운 경쟁 무대가 열렸다. 누군가 황희찬의 공백을 잘 메워 진한 눈도장을 받는다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무대도 노려볼 수 있을 좋은 기회다.
황희찬은 9일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 30일까지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황희찬은 병역특례 혜택을 받아 3주 동안 이어지는 기초 군사훈련만 수행하면 의무를 마칠 수 있다.
황희찬이 빠지면서 벤투호는 주전 측면 공격수 1명을 잃게 됐다. 황희찬은 지난 2일 브라질, 6일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모두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과감하고 저돌적인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눈에 보이는 결과도 냈다. 브라질을 상대로 황의조의 동점골을 도왔고, 칠레전에서는 전반 12분 결승 선제골을 터뜨려 대표팀의 주전 측면 공격수임을 입증했다. 브라질의 치치 감독은 경기 후 “황희찬는 알렉스 산드루(유벤투스)를 고전하게 만들었다”면서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제 파울루 벤투 감독은 황희찬의 빈 자리를 채워줄 선수를 찾아야 한다. 황희찬의 역할을 똑같이 할 수는 없지만 현재 대표팀에 그의 자리를 대신할 선수들은 각자의 장점을 앞세워 주전 도약을 노리고 있다.
황희찬과 절친한 사이인 나상호(서울)이 강력한 후보다. 나상호는 빠른 돌파력을 갖고 있으며 수비력과 전술 수행능력도 빼어나 벤투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6월 A매치 기간에도 브라질전에서 교체, 칠레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나상호는 평소에 왼쪽 측면에서 활약하지만 오른쪽도 소화할 수 있어 황희찬의 자리를 메울 후보 1순위다.
또 다른 후보는 권창훈(김천)이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윙어로 모두 뛸 수 있는 권창훈은 컨디션이 떨어진 상황에서 소집돼 아직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은 권창훈은 매력적인 카드다. 왼발을 잘 쓰는 권창훈은 슈팅이 좋고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에도 능해 벤투호 공격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칠레전 후반에 교체로 투입돼 특유의 빠른 드리블 돌파를 선보였던 엄원상(울산)도 황희찬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올 시즌 울산으로 이적한 엄원상은 빠른발을 이용한 돌파와 함께 골 결정력 면에서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칠레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합격점을 받았던 ‘작은’ 정우영도 측면에서 또 다른 테스트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 소집은 됐으나 아직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송민규(전북)도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제 월드컵 본선까지 긴 시간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대표팀 내에서 입지가 불안한 선수들은 남은 경기를 통해 자신을 어필해야 한다. 황희찬이 떠난 자리를 확실하게 메워준다면 카타르 월드컵 명단에 오를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