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수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리는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황선우(강원도청) 등 선수 38명을 포함, 역대 최다규모인 57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새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다.
2022 FINA 세계선수권대회는 17일(현지시간) 아티스틱스위밍 경기를 시작으로 내달 3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다.
1973년 창설된 세계선수권대회는 2년 주기로 열리며 올해로 19회째를 맞이했다. 당초 제19회 대회는 지난해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2020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19 확산 탓에 연기된 데다 일본의 방역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FINA가 일정을 조정했다. 후쿠오카에서 제20회 대회를 내년 7월에 개최하는 대신 부다페스트를 올해 열리는 제19회 대회 개최지로 선정했다.
부다페스트 대회에는 경영과 오픈워터스위밍, 아티스틱스위밍, 다이빙, 수구 등 5개 종목이 치러지며 전 세계 수영 선수들이 총 74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다만 하이다이빙 종목이 열리지 않아 금메달 개수가 2019년 광주 대회보다 2개가 줄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역대 최대 규모인 57명 선수단을 파견해 메달 사냥에 나선다. 선수는 38명으로 경영 22명, 다이빙 5명, 아티스틱스위밍 3명, 오픈워터스위밍 8명 등으로 구성됐다. 수구는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한국 수영은 역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2개 등 총 4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메달을 1개라도 딴 60개국 중 3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 미국(금 268개·은 204개·동 150개)과는 격차가 아주 크다.
메달 4개 중 3개는 박태환이 따냈다. 박태환은 2007년 멜버른 대회 자유형 400m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수영의 한을 풀었고, 같은 대회 자유형 200m 동메달까지 목에 걸며 한 대회서 2개의 메달을 딴 유일한 한국 선수로 남았다. 박태환은 2011년 상하이 대회 자유형 400m에서 다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김수지(울산시청)는 2019년 광주 대회 여자 1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차지, 여성 및 다이빙 최초 메달리스트로 역사를 썼다.
아쉽게도 박태환과 김수지가 전부다. 다른 한국 선수는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은커녕 결선 진출조차 쉽지 않았다. 홈 이점을 가졌던 광주 대회에서도 경영 결선 진출자가 김서영(경북도청)밖에 없었다.
한국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재도약을 다짐한다. 그 중심에 ‘수영 천재’ 황선우가 있다.
황선우는 지난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자유형 100m 5위, 자유형 200m 7위에 오르며 세계 수영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특히 자유형 100m에서는 아시아기록 및 세계주니어기록(47초56), 자유형 100m에서는 한국기록 및 세계주니어기록(1분44초62)을 갈아치웠다.
이어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유형 200m 금메달을 획득, 상승세를 이어갔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건 한국 선수는 2016년 대회 3관왕에 올랐던 박태환 이후 처음이다.
이제 황선우는 이번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롱코스(50m) 세계선수권 첫 메달 사냥에 나선다. 그는 지난달 세계적인 수영 지도자 이안 포프(호주) 코치를 만나 집중 조련을 받기도 했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주종목인 자유형 100m와 200m에 출전하며 상황에 따라 계영 800m 등 단체전에도 나설 예정이다. 자유형 200m의 예선과 준결선은 19일, 결선은 20일에 펼쳐지며 자유형 100m는 21일 예선과 준결선을, 22일에 결선을 진행한다.
11년 만의 경영 메달 도전인데, 전망은 밝은 편이다. 특히 자유형 200m에서는 강력한 경쟁자인 덩컨 스콧(영국)이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스콧은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 은메달리스트로 올해 최고 기록이 1분45초54로 황선우(1분45초79)보다 0.25초 빨랐다.
황선우도 의지와 자신감이 강하다. 황선우는 지난 14일 대회를 앞두고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자유형 200m에서 꼭 순위권에 들어 시상대에 오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선우 외에도 김서영과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도 지켜봐야 할 선수다.
김서영은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와 2019년 광주 대회에서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선에 진출했는데 이번에는 한국 수영 최초로 3회 연속 결선 진출을 꿈꾼다. 여자 개인혼영 200m 예선과 준결선은 18일에, 결선은 19일에 열린다.

2013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5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우하람도 메달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우하람은 3년 전 광주 대회 때 남자 1m 스프링보드 및 3m 스프링보드에서 나란히 최고 성적 4위를 차지했으나 아쉽게 입상하지 못했다. 우하람은 도쿄 올림픽에서도 3m 스프링보드 4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하람은 “이번이 5번째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데 이제는 메달을 한 번 딸 때가 된 것 같다”며 “한 달 전부터 허리 통증을 느껴 훈련에 지장이 있지만 통증을 잘 이겨내며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하람이 출전할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예선과 준결선은 27일, 결선은 28일에 펼쳐진다. 1m 스프링보드는 30일 예선과 결선을 모두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