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을 생산할 독일 마르부르크 소재 신규 생산시설이 유럽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이에 유럽 현지는 물론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공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이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 제조를 위해 독일 소재 생산시설을 승인했다. ‘코미나티주’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다국적제약사 화이자가 함께 개발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코로나19 백신이다.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 26일 발표를 통해 이번에 승인된 바이오엔테크 생산시설은 코미나티주 완제품뿐 아니라 백신 제조에 쓰이는 원료인 mRNA 및 지질나노입자(LNP)도 함께 생산 가능하다고 밝혔다.
바이오엔테크에 따르면 이 생산시설을 완전히 가동했을 경우 연간 최대 10억도스(1도스는 1회 접종량) 생산이 가능해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mRNA 백신 생산시설이 된다.
해당 시설은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가 보유하고 있던 독일 마르부르크 소재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생물학적제제 생산시설로 지난 2020년 9월 바이오엔테크가 코로나19 백신 생산 확대를 위해 인수해 지난해부터 코미나티주 생산을 위해 최적화 중이다.
이 시설은 단일 배치(batch) 당 약 800만도스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바이오엔테크가 이 시설을 인수할 당시 이미 생물학적 제제 원료의약품 및 의약품 생산 시설이 구축됐고 숙련된 직원 300여명 전원을 고용 승계해 빠른 시일 안에 코미나티주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바이오테크는 백신 생산을 위해 현재 400명의 직원들이 24시간 돌아가며 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시설에서 4월 후반부터 공급…화이자와 올해 2억5000만 도스 공급 예상
바이오엔테크의 새로운 백신생산 시설이 이번에 EMA로부터 승인됨에 따라 첫 배치 물량이 곧 충전·완제화 공정을 위해 파트너사로 옮겨지고 이후 전 세계로 배포될 예정이다. 바이오엔테크는 해당 시설에서 생산된 물량을 오는 4월 하반기쯤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오엔테크는 화이자와 함께 오는 2021년 상반기까지 코미나티주 약 2억5000만도스를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그밖에 CHMP는 바이오엔테크의 생산시설 승인 외에도 코미나티주의 일반냉동 온도인 영하25도(-25°C)~영하15도 온도에서 2주간 운송 및 보관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해당 백신의 공급망 전반에 걸쳐 초저온 보관의 필요성을 줄여 EU지역 내 백신의 신속한 출시 및 배포를 촉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지난 2월 코미나티주가 2주간 일반 냉동보관이 가능하다고 허용했었다.
◇EMA,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관련 시설도 승인
한편 이번 바이오엔테크 외에 유럽 내 다른 코로나19 백신 생산시설에 대한 승인도 이어져 유럽 지역 내 코로나19 백신 공급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MA는 같은 날 바이오엔테크 뿐 아니라 네덜란드 레이덴에 위치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원료 생산시설도 승인했다.
이 생산시설은 영국과 유럽에 공급할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 중이던 헤일릭스사의 제조시설로 최근 유럽연합(EU)이 역내 백신 공급을 위해 영국으로의 백신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던 곳이다.
또한 앞서 지난주에는 스위스 비스프에 있는 론자의 생산시설이 EMA로부터 모더나 백신을 생산을 승인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