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호(36·KT 위즈)와 김광현(34·SSG 랜더스). 오랜 시간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타자와 투수가 올해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에이징 커브가 시작됐다는 우려 속에서도 박병호는 지난 일주일 동안 5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광현은 일주일 사이 2번 등판해 2번 등판해 13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2승을 수확, 절정의 페이스를 이어갔다.
◇ 일주일 사이 5개 홈런 폭발…부활한 ‘국민 거포’ 박병호
박병호는 지난주 무려 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시즌 10개로 이 부분 1위에 등극했다. 최근 2시즌 부진으로 기량 하락에 대한 우려가 떠돌았는데, 깔끔하게 씻어냈다.
지난 3일 롯데전 홈런이 신호탄이었다. 5일 롯데전에서 만루홈런을 때려냈고 6일 두산전에서는 시즌 첫 멀티홈런에 성공했다. 7일 두산전에서도 홈런 1개를 추가한 박병호는 이번 시즌 가장 먼저 10홈런 고지에 올랐다.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은 KBO리그 역대 14번째 기록이다.
박병호는 통산 5번 홈런왕에 등극하고, KBO리그 최초의 2년 연속 50홈런이라는 기록을 보유한 ‘국민 거포’다. 최근 2시즌 부진했으나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KT로 둥지를 옮긴 뒤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미 지난 시즌 기록(20홈런)의 절반을 채웠다.
KT의 박병호 영입은 현재까지 대성공이다. 시즌 초반 강백호와 라모스의 부상으로 중심타선에 공백이 생겼으나 박병호가 폭발하며 한숨을 돌렸다. 앞으로 강백호와 라모스가 돌아오고 박병호가 최근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KT 중심타선의 위력은 배가 될 수 있다.

◇ ERA 0.47…메이저 클래스 보여주는 김광현
김광현은 한국시리즈에서 4번 우승을 이끌고 정규시즌 MVP 1회, 다승왕 1회, 평균자책점 1위 1회 등 화려한 업적을 쌓은 투수다.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무방한 발자취인데, 30대 중반의 나이에 이른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에 도전하고 있다.
김광현은 이번 시즌 6번의 등판에서 5승무패 평균자책점 0.47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다. 다승 공동 선두이고 평균자책점은 단독 1위다. 현재까지 리그에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수는 김광현이 유일하다.
김광현의 역대 최고의 시즌 중 하나는 프로 4년 차였던 2010년이다. 당시 김광현은 31경기에서 193⅔이닝을 던지며 17승(다승 1위)7패 평균자책점 2.37(2위)의 성적을 올렸다.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올해 김광현은 2010년 페이스보다 더 좋다. 당시 6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김광현은 4승1패였고 평균자책점은 0.74를 기록했다. 나이를 잊고 커리어 하이를 향해 질주하는 김광현이다.
8일 키움전에서 공 3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낸 것은 압권이었다. 김광현은 이정후, 푸이그, 김혜성 등 3명에게 각각 공 한 개씩 던져 아웃 처리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버킷리스트를 달성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 2위부터 공동 7위까지 단 2.5G 차…치열한 순위 다툼
일주일 사이 KBO리그 순위표에는 여러 변화가 있었다. SSG가 선두를 질주하고 한화(9위)와 NC(10위)가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은 동일하지만 중위권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순위가 뒤바뀌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9일 현재 2위는 LG(18승14패)다. 하지만 LG와 공동 7위(KT·KIA·15승16패)의 승차는 단 2.5경기밖에 나지 않는다.
일주일 전 5위였던 LG는 최근 3연승을 질주하며 2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2위였던 롯데는 4연패를 당하며 4위로 내려갔다. 삼성과 KIA는 나란히 5연승을 질주했고 이제는 상위권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번 주에는 공동 7위 KT와 KIA가 맞대결을 펼쳐 눈길을 끈다. 만약 한 팀이 일방적으로 패한다면 중위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두 팀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승부다.
한화와 NC는 각각 4연패와 5연패를 당하면서 반등의 발판을 만들지 못했다. 공동 7위 그룹과의 승차는 한화가 4.5경기, NC가 6.5경기로 벌어졌다. NC는 지난해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술자리를 가져 논란이 됐던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을 복귀시켰음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