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부품업체 이닉스(ENEX)가 최근 앨라배마주 오펠라이카(Opelika)에 신공장을 완공하고 북미 생산라인을 가동했다. 이는 단순한 외국인 투자를 넘어, 조용하지만 결정적인 한미 통상 외교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변화의 중심에 앨라배마가 서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정부는 최근 미국 정부와의 자동차 관세 인하 협상을 준비 중이며, 이에 따라 대미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미일 무역협정에 따라 5500억달러를 투자하며 15% 수준의 자동차 관세 인하 혜택을 이끌어낸 것과 유사한 접근이다. 한국 역시 자동차 품목에 부과된 25%의 고율 관세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이닉스의 앨라배마 진출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오펠라이카 공장은 단순한 조립시설이 아니라, 북미 OEM 고객을 겨냥한 전략적 생산기지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이후 미국 내 생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닉스는 글로벌 배터리 및 완성차 메이커들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현지화에 나섰다.
앨라배마 입장에서 보면, 이 같은 한국 기업들의 투자는 단순한 공장 건설을 넘어선 지역 경제의 기회이자,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 속에서 우리 주가 갖는 전략적 위상을 상기시켜준다. 어번과 오펠라이카 일대는 이미 현대차와 그 협력업체들로 인해 조용한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번 이닉스 투자는 그 흐름을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