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 그룹이 늘어난 현장경영에 대응하기 위해 전용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새롭게 도입한 헬기에 이어 여객기도 추가될 전망이다. 여객기까지 들어오면 현대차 그룹은 4대그룹 중 SK와 함께 가장 많은 4대의 전용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다.
8일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자회사인 시코르스키 헬리콥터 ‘S-76D’를 9월 1일 등록했다.
S-76 시리즈는 기업인, 연예인 등 VIP운송부터 응급 의료 서비스 등에 두루 쓰이는 기종이다. 국내 4대그룹에서는 LG전자(066570)와 SK텔레콤(017670)이 각각 2대, 1대씩 보유하고 있고, 현대차도 이전 모델인 S-76C를 한대 갖고 있다.
신규 구매가격은 약 1300만달러(174억원) 정도로 추측되나 현대차가 도입한 헬기의 제작일자가 2020년인 것으로 볼 때 중고로 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현대차는 걸프스트림 여객기 ‘G650ER’의 조종사를 선발한 바 있다. 비즈니스 제트기인 G650ER은 항속거리가 1만3890㎞로 미국 서부인 로스앤젤레스와 동부 뉴욕 등을 한번에 날아갈 수 있다. 현대차는 보잉의 비즈니스 제트기인 BBJ 737-7한대를 보유하고 있다.
G650ER은 아직 국토부에 정식 등록되지 않았지만 조종사 채용에 따라 도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출고가가 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G650ER(걸프스트림 홈페이지 캡쳐) |
현대차그룹이 연이어 헬기와 비행기 등 전용기를 늘리는 이유는 국내외에서 현장경영이 그만큼 잦아졌다는 의미다. 기존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여객기 1대와 헬기 1대로 번갈아 이용해야 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인도기술연구소와 현대자동차 인도공장을 직접 찾았다. 현대차그룹은 부진한 중국·러시아를 대신해 잠재력이 풍부한 인도·인도네시아 등으로 글로벌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경우도 증가했다. 정 회장은 전날(7일) 윤석열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에 맞춰 출장길에 올랐다.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를 시작으로 4월 미국, 6월 파리·베트남 등 연이어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해외를 다녀왔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윤 대통령과 현대차 울산공장을 둘러보고 4월에는 기아(000270) 오토랜드 화성에서 진행한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에 참여했다.
한편 현대차 그룹은 이번 헬기 도입으로 총 3대의 전용기를 보유하게 됐다. G650ER이 들어올 경우 총 4대가 된다. 4대그룹 중에서는 SK가 4대, LG는 3대의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5년 전용기를 대한항공에 모두 매각한 후 필요 시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하고 있다.
S-76D 내부사진(시코르스키 홈페이지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