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소형 픽업 ‘싼타크루즈’ 양산에 나서면서 실적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약점이었던 픽업트럭 시장에 진출하면서 점유율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앨라배마에 있는 공장에서 2022년형 싼타크루즈 양산에 돌입했다. 이르면 9월부터 고객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픽업트럭 차량은 미국에서 지난 2019년 310만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 전체 판매 자동차 중 픽업트럭 비율은 17.7%에 달한다. 교외 지역에서의 단독주택 생활이 흔하고, 인건비가 높아 물건을 직접 운송하는 북미지역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픽업트럭을 생산하지 않아 현지 판매에 한계가 있었다. 포드와 GM이 연간 70만~80만대가량 픽업트럭을 판매하는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점유율 상승을 위해 현대차는 준중형 SUV 투싼을 기반으로 싼타크루즈를 개발하며, 픽업시장 진출에 나섰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한다.
아직 가격이 책정되지 않았지만, 반응은 나쁘지 않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사장은 최근 해외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달 시작한 (싼타크루즈의) 사전 예약에서 계획했던 생산량의 50%를 채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오토포어캐스트솔루션은 싼타크루즈의 연 생산량이 약 3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전예약만 1만5000대를 넘어선 셈이다.
지난달 현대차가 미국에서 9만17대, 기아가 8만298대를 판매한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판매가 본격화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시장 점유율도 높아질 전망이다. 역대급 판매를 달성한 지난달 현대차(5.9%)와 기아(5.1%)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1%를 기록했다.
개별 기업으로는 GM(10.1%)이나 닛산(7%)을 앞지른 수치다. 지금과 같은 판매 실적이 이어지고, 싼타크루즈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크라이슬러(11.6%)나 혼다(11.1%)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고객 입맛에 맞춘 차량을 선보이면서 현대차 판매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픽업트럭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다면 실적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현재 소나타와 엘란트라, 싼타페, 투싼, 싼타크루즈를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전기자동차 아이오닉5도 생산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