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 재편을 위한 파격 인사를 단행하며, 제품 중심의 전략 강화에 나섰다. 이번 인사는 고급 브랜드 중심의 밸류업 전략과 북미 시장 내 점유율 확대라는 복합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법인은 9월부터 앤드류 프란체스키니(Andrew Franceschini)를 제품라인 관리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하고,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을 총괄하는 책임을 부여했다. 프란체스키니 부사장은 신차 출시 준비뿐 아니라 가격 정책, 인센티브, 경쟁 분석, 재고 관리 등 시장 대응력 강화를 위한 다층적인 전략 설계와 실행을 맡게 된다.
프란체스키니는 2018년 현대차 아메리카에 합류한 뒤 전략, 제품, 리서치 분야를 거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2019년에는 업계에서 ‘라이징 스타’로도 선정됐다. 그는 도요타, J.D. 파워 등 글로벌 자동차·컨설팅 기업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번 인사는 25%의 고율 관세 장벽 속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가격 인상 없이 실적을 확대하겠다는 현대차의 복합 전략과 맞닿아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SUV와 제네시스 브랜드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이며, 불리한 통상환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을 전체 판매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매출 기준 비중은 38%에 달한다. 이에 따라 2028년까지 약 260억달러(약 35조원)의 미국 내 추가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및 HMGMA 가동 강화와 더불어 북미 전용 중형 픽업트럭도 출시 예정이다.
클라우디아 마르케스 현대차 미국법인 COO는 “프란체스키니는 제품 전략가로서 현대차의 수익성과 성장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세 무뇨스 글로벌 COO 역시 “관세가 곧바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지금은 시장에서 스마트하게 대응할 시점”이라며 가격 인상 대신 브랜드 전략과 포트폴리오 정교화를 통해 관세 리스크를 헤쳐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인사를 통해 미국 시장 내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북미 내 밸류 체인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