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넘어 신행정수도 건설 스마트시티 파트너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방한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전날(28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에서 스마트시티로 건설될 인도네시아 신행정수도의 건설 파트너로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신행정수도 건설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이 클린 모빌리티 등 중요한 솔루션 제공의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 행정신도시 건설 파트너 역할을 하게 되면 현지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전반에 걸쳐 동남아시아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친환경차 생태계 조성에서 나아가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 항공 모빌리티), 철도차량, 건설, 수소에너지, 물류 등까지 투자 분야를 대폭 확대하는 광폭행보에 나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구 2억8000만명의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최대 면적과 인구,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국가로 동남아 사업 확대는 물론 향후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서 부각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국토 균형 발전과 수도인 자카르타의 인구 과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으로 수도 이전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그룹으로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인도네시아 신행정수도 건설에 참여할 경우 미래 모빌리티 그룹으로서의 입지 역시 강화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융합해 인간 중심의 도시를 개발하겠다는 스마티 시티 비전을 갖고 있다. 자동차, AAM, 철도차량 등 모빌리티에서 건설, 수소에너지, 물류까지 스마트 시티 구축에 필요한 핵심 역량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AAM, PBV, 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솔루션이 스마트시티 내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어 인도네시아의 스마트시티 건설에 적임이라는 해석이다.
조코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건설, 물류, 로봇, AAM, 친환경을 아우르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이 친환경에서 첨단 미래 분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에 신행정수도 건설 파트너를 제안한 조코위 대통령이 사실상 하루에 불과한 방한 기간 동안 우리 기업 총수와 별도로 만난 것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그만큼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그룹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인도네시아 친환경차 생태계 조성 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15억500만 달러를 투자, 인도네시아에 아세안 지역 최초의 완성차 생산 거점을 구축했다. 이 공장은 올해 말까지 15만대, 향후 25만대 규모의 연간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77만7000㎡ 규모로 엔진, 의장, 도장, 프레스, 차체공장, 모빌리티 이노베이션센터 등을 갖춘 현대차 최초의 아세안 지역 완성차 공장이다. 인도네시아 내에서 아세안 시장 전략 차종 육성부터 생산, 판매까지 담당한다. 자라르타 동쪽에서 약 40km, 인도네시아 최대 항만이자 동남아시아 해운 중심지인 탄중 프리오크에서 남동쪽으로 약 60km 떨어져 있어 인도네시아 곳곳에 차를 보내기 쉽고 아세안 지역 수출에도 용이하다.
정의선 회장은 당시 준공식에 참석해 인도네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거점”이라며 “인도네시아 공장은 인도네시아 미래 산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될 전기차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을 선도하는 한편,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자동차 수출의 허브로 도약하는데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셀 합작 공장도 내년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2024년 상반기 중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2024년 생산되는 현대차, 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전기차를 비롯해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 이 배터리셀을 탑재할 예정이다.
현지 반응도 좋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전통적으로 일본 브랜드가 장악, 일본차가 아닌 완성차 업체의 영향력 확대가 쉽지 않다. 현대차는 일본 중심의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했다.
특히 아이오닉5는 출시와 함께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454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점유율 92%를 기록했다 .이가운데 아이오닉 5는 395대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실제 계약대수는 2000대를 넘어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진출 브랜드 중 첫 현지 생산 전기차인 아이오닉 5를 중심으로 현지 시장에서 전기차 리딩 브랜드로 성장하고, 2024년 배터리 합작공장 양산 본격화와 함께 인도네시아를 넘어 아세안 지역에서 확고한 전기차 리더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