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북미 전기차 시장 전략을 수정해야 할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한미 양국이 합의한 15% 상호 관세 무역협정이 아직 정식 서명되지 않았고,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의 인력 확보 차질과 배터리 수급 지연, 연방 보조금 종료에 따른 수요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전방위적 위기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1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의 전기차 전용공장 메타플랜트(HMGMA)는 올해 상반기 가동률이 72.6%에 그쳤다. 연간 생산능력은 5만1400대지만 실제 생산량은 3만7314대로, 연 환산 시 약 10만대 수준이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북미에서 연 50만대 전기차 생산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최근 불법체류자 단속 사태로 인한 숙련 인력 부족이 지속되면 연 30만대 생산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앨라배마주 현대차 미국공장(HMMA)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 중심으로 가동률이 99.6%에 달해 여유 생산 여력도 없는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배터리 공장은 연간 30GWh(약 전기차 30만대 분량) 생산을 목표로 했지만, 숙련 인력 부족으로 인해 최소 2~3개월 공정이 지연됐다. H-1B 및 H-2B 비자 발급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지연도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은 SK온이 운영 중인 조지아 커머스 공장에서 배터리를 추가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메타플랜트에서는 현재 아이오닉5, 아이오닉9만 생산 중이며, 기아 EV6와 제네시스 전기차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려던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는 9월 30일 이후 연방 전기차 보조금 종료가 예정되면서 수요 위축도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상반기 북미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지난 8월 현대차(1만590대)와 기아(5512대)는 큰 폭의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업계는 이를 보조금 종료를 앞둔 선수요 효과로 보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오는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현대차그룹 ‘CEO 인베스터 데이’에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해외에서 처음 개최하는 기업설명회(IR)로, 호세 무뇨스 CEO가 직접 글로벌 전략과 북미 시장 대응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무뇨스 CEO는 지난 11일 디트로이트 행사에서 “이번 단속 사태는 유감이지만, 미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변함이 없으며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