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으로의 전기차 수출을 사실상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와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맞물리면서다. 그룹은 조지아주 현지 생산 확대와 수출 다변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전기차는 164대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달 6209대와 비교하면 97.4% 급감한 수치다.
올해 1~7월 누적 수출도 8443대로, 전년 동기 7만2579대보다 88.4% 줄었다. 전기차 수출이 본격화된 2021년 이후 월간 기준 최저 기록이다.
수출 급감의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 확대가 있다. 지난 3월 가동을 시작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는 전량 미국 내에서 판매된다. 내년부터는 기아 모델과 제네시스 차량까지 생산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국내 전기차 생산은 축소되고 있다. 울산 1공장 전기차 라인은 올 들어서만 6차례 휴업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 누적 친환경차 판매가 지난 7월 150만 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2011년 쏘나타·K5 하이브리드 판매를 시작한 이후 13년 만이다.
작년 현대차·기아 미국 판매량의 20.3%를 차지한 친환경차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19만7929대),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18만3106대)였다.
미국 수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유럽과 아시아로 수출을 다변화하고 있다. 7월 EU 수출액은 전년 대비 32.7%, 기타 유럽은 78.7% 증가했다. 아시아와 중남미도 각각 34.6%, 37.4%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수요는 현지 생산으로 충당하고, 국내 생산분은 유럽과 아시아로 돌려 판매하는 방식이 정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