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을 중심으로 수십 건의 채용 공고를 올리며 전문 기술 인력 충원에 나선 배경에는 관세 회피를 위한 현지 생산 확대와 전동화 전략 가속이 맞물려 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HMMA), 기아 조지아 공장(KMMG),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은 최근 일제히 엔지니어·품질·설비 분야 등 기술 중심 직무를 중심으로 채용을 공고했다. HMGMA가 37건, HMMA가 28건, 기아 공장이 11건의 채용을 진행 중인 가운데, 전체 규모는 수십 명에서 최대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의 이번 채용 확대는 단순한 인력 충원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늘려 자동차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과거 한미 FTA로 누리던 무관세 특혜가 사실상 사라졌고, 최근 미국이 일본·EU와의 협상에서도 같은 15% 관세를 책정하면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커졌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현대차그룹은 생산거점을 더욱 미국 내로 집중시키고 있으며,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심지어 GM과 공동 개발 중인 신차 생산도 조지아 HMGMA를 중심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HMGMA는 지난해 10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이후 아이오닉5와 최근 출시된 아이오닉9 전기차 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연간 생산 규모를 기존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 및 제네시스 모델 생산은 물론, 향후 2028년 출시 예정인 GM과의 공동 개발 차량 일부도 이곳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HMMA 및 기아 공장은 비교적 안정된 생산 체계를 갖춘 반면, HMGMA는 신규 투자가 집중되는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HMGMA를 포함한 미국 내 총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HMGMA의 확장과 인력 충원은 단지 자동차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조지아주, 특히 애틀랜타 인근 지역의 고용시장과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기차 중심의 신산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관련 부품업체, 물류, 연구소, 교육기관 등으로 파급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