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유독 중국 시장에서만 힘을 못 쓰고 있다. 역대급 실적을 올린 미국 시장과 달리 중국에서는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올해는 전기차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모두 55만5000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단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중국 현지 업체와 글로벌 업체들이 선점한 상황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3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승용차, 도매 기준)은 35만1000대다. 기아는 12만7000대에 그쳤다.
1년 전 판매량(현대차 44만대·기아 22만4000대)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 1.9%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 1.7%, 기아 0.6%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가 세운 중국 판매 목표(현대차 56만2000대·기아 25만5000대)와 비교하면 더 처참하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을 매각했고, 기아는 20년 만에 둥펑자동차그룹과 결별하기도 했다.
결국 올해 목표는 지난해보다 대폭 낮췄다. 중국시장에서 현대차는 37만대, 기아는 18만5000대를 파는 것이 목표다. 욕심을 내기 보다는 판매량 감소를 반영해 분위기 반전에 무게를 뒀다.
목표 달성을 위해 현대차와 기아가 택한 것은 전기차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을 고려했다. 중국의 올해 전기차 침투율은 20%를 웃돌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탄소 중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전체 차량 중 친환경차 비중을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과 ‘GV70 전동화 모델’을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아이오닉5와 EV6도 선보였다.
아이오닉과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 EV6 등이 현지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떨어진 점유율도 끌어올릴 수 있다.
관건은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에서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중국 시장은 이미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업체와 현지 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대표적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 1위인 BYD의 지난해 판매량은 74만131대에 달한다. 이중 전기차는 60만4783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선 글로벌 업체부터 로컬 업체까지 전기차 경쟁이 치열하다”며 “현대차와 기아는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기차 판매에 실패하면 중국 시장에서 재기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