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9일(한국시간) 차분한 분위기 속에 55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현대차는 창립기념일인 이날 별도 행사 없이 정상 근무한다. 조합원에게 주어지는 창립기념일 연차는 30일 휴무로 대체해, 한해를 마무리한다.
다른 해보다 일찍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 현대차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세계 경기 침체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모습이라고 전자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여느 해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미국, 유럽, 인도네시아 등 신사업 추진 국가를 수시로 찾아 핵심 인사를 직접 만나는 현장 경영을 펼쳤다.
과감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 위해 76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신사업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한국·미국 중심으로 전기차, 자율주행, 로보틱스, 미국 신공장 설립 등에 전략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통상적으로 연말에 시행한 하반기 임원 인사를 다른 해보다 2~3주 앞당겨 단행했다. 전문성을 유지하는 ‘안정’에 중점을 두면서도 성과를 낸 40대 젊은 임원을 과감히 발탁하는 ‘혁신’을 보여 줬다. 새해 세계 경기 둔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예상되는 가운데 선제 대응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올해 현대차 매출은 여러 악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20.8% 증가한 142조1591억원, 영업이익은 39.9% 늘어난 9조3451억원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누적 판매 1500만대를 달성하면서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기차 세금공제 혜택에서 제외된 IRA에 대한 대응책을 매련해야 한다.
현대차는 한국 정부, 국회와 함께 IRA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앨라배마공장(HMMA)과 조지아공장(KMMG)의 2024년 전기차 추가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연방 의회에서는 테리 스웰(Terri Sewell,민주·앨라배마) 연방하원의원과 라파엘 워녹(Raphael Warnock,공화·조지아) 연방상원의원이 IRA 세금공제 규정을 3년간 유예하는 수정안을 발의한 상태이지만, 연방재무부는 시행을 3월로 몇달 늦춘다는 것 이외에 다른 조치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내년 새로 소집되는 118차 의회에서 IRA 수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스웰 의원이나 워녹 의원 모두 민주당 의원이어서, 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는 내년 하원에서, 또 공화당 의원 10명의 도움이 필요한 필리버스터가 있는 상원에서, 이 수정안이 통과될지는 어려운 숙제다.
여기에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 역시 새로운 경영 리스크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