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 정부로부터 배터리 공장 건설 지원금 9000만유로(1209억원)를 지원받으면서, 이 회사의 해외공장 가동 계획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부문의 분사와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서는 현재 해외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의 상업가동을 통해 매출과 이익을 실현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이다.
1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2년 미국 조지아주 1공장, 헝가리 2공장, 중국 옌청 2공장 등 3개 공장을 잇따라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3년에는 미국 2공장을 상업가동할 계획이다.
조지아주 1공장에서는 포드와 폭스바겐에 공급할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헝가리 2공장에서는 폭스바겐에 공급할 배터리를 제조한다. 옌청 2공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공급할 배터리를 만든다. 미국 조지아 1공장 옆에 짓는 2공장은 포드와 합작해 짓는 생산시설이다.
전날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 정부로부터 배터리 공장 건설 지원금을 받았다고 밝힌 생산시설이 헝가리 2공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약 9450억원을 투자, 헝가리 코마롬에 연간 생산능력 약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인 유럽 내 2번째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이 계획대로 공장 건설을 진행하면 오는 2023년 국내외를 모두 합해 총 9개의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셈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이 상업가동 하고 있는 공장은 한국의 서산공장(5GWh), 헝가리 1공장(7.5GWh), 중국 옌청 1공장(10GWh), 창저우 공장과 후이저우 공장 등 총 5곳이다. SK이노베이션이 사업보고서상 밝힌 생산능력은 1분기 말 기준 22.5GWh인데, 창저우 공장과 후이저우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의 실질적인 배터리 생산 거점이면서도, 회계상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어 생산능력 숫자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이달 1일 진행한 기업설명회인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현재 배터리 생산 능력이 총 40GWh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문 대표는스토리데이 행사에서 “배터리 생산능력이 현재 40GWh에서 2023년에는 85GWh, 2025년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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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 공장 가동 계획과 매출 추이.(출처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 행사 발표 자료) © 뉴스1 |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수주잔고는 1테라와트(TWh) 이상으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30조원 이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같은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내년 배터리 사업의 흑자전환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배터리 사업에서 매출 1조6102억원, 영업적자 4264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하반기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흑자전환을 이루고, 2022년부터는 배터리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같은 목표 실현을 위해서는 투자금 확보가 관건이다. SK이노베이션은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2025년까지 배터리 사업에 1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배터리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이 에너지솔루션을 분사한 것과 같이 물적분할(모회사가 자회사 지분 100%를 소유하는 형태의 분사)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SK나 LG 모두 배터리 사업 분할 뒤 모회사 지분 일부를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적으로 매각하는 구주매출을 통해 배터리 사업에 필요한 투자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해외 3개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는 2022년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전환점이자 상장 적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포드,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등 고객사의 출시 계획 변동이 있을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 계획도 함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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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조지아주 제1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SK이노베이션 제공) ©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