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호텔 건물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 3명이 부상을 입은 데 이어 차량 151대가 불에 탔다. 호텔에 묵고 있던 투숙객들은 갑작스러운 화재에 잠옷만 걸친 채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20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3분께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30층짜리 호텔의 지하 6층 주차장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이 났다.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등 인원 495명에 장비 81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소방은 큰 불길을 잡고 오전 11시59분 대응 1단계를 해제하고, 4시간 만인 오후 1시33분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 이후에도 지하 구간에서 연기가 빠지지 않아 배연 작업도 실시했다.
지하에서 시작된 연기는 삽시간에 고층으로 올라갔다.
투숙객 등 170여명은 헬기와 고가사다리차를 통해 건물 옥상과 4층 야외수영장으로 무사히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32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대원 3명도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손, 귀 등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
불은 지하주차장에 있던 차량 151대도 반소 또는 부분 소훼하는 등 면적 1500㎡를 태우고 소방서 추산 9억90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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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전 9시34분께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헬기가 옥상에 대피한 투숙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제공) 2023.6.2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
해당 건물의 경우 지하에는 주차장과 기계실이 있고, 지상 1층부터 30층까지는 식당과 호텔로 구성됐다.
현재까지 정확한 화인은 조사되지 않았지만, 소방은 지하주차장에 적재된 매트리스 등 폐기물에서 발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침부터 갑작스러운 불로 호텔에 묵고 있던 투숙객들의 대피 행렬이 이어졌다. 건물 인근에 천막과 돗자리 등이 구비된 임시 대피소가 마련됐고, 이곳에는 검게 그을린 마스크를 쓴 채 지친 몸을 이끌고 온 대피자들로 가득했다.
이들 중 고층 투숙객들은 화재 경보나 안내 방송을 듣지 못해 뒤늦게 부랴부랴 대피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휴가 차 부산을 방문한 12층 투숙객 A씨는 “잠옷 차림으로 급하게 나왔다”며 “자고 있는 와중에 탄 냄새를 맡고 대피했다. 계속 잤으면 어떻게 됐을지 아찔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체크인을 하러 호텔을 찾은 재이 신(Jay shin, 미국)은 “호텔을 찾아오니 불이 났다고 해 황당했다. 호텔 측에서 미리 알려줬다면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텐데 현장에서 뒤늦게 안내를 받았다”고 화를 냈다.
소방은 오는 22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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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전 9시33분께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 지하에서 불이 나 투숙객들이 수건 등으로 코와 입을 막은 채 밖으로 대피하고 있다. 2023.6.2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