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Austal)의 지분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Mobile)에 위치한 오스탈 USA 조선소의 전략적 가치에 지역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는 이번 인수를 통해 모빌 조선소를 미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MRO) 및 신규 건조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실제 인수가 성사될 경우, 앨라배마 지역은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의 북미 해양 방산 진출의 전진기지가 될 전망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현재 오스탈 지분 19.9% 인수를 위해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내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한화의 오스탈 지분 100% 보유를 승인한 바 있다.
오스탈은 미국 모빌에 조선소를 두고 있으며, 현재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고속함과 군수지원선 건조를 담당하고 있다. 한화는 이 조선소를 통해 MRO 신뢰 기반 확보 → 군수지원함 → 전투함 사업 확대라는 단계적 전략을 구상 중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낙관론에 경계의 시선도 존재한다.
미 해군 함정 건조에는 NAVSEA(해군 해상시스템사령부)의 품질 인증 절차와 ITAR(국제무기거래규정) 등 복잡한 보안·품질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MRO는 가능하지만 전투함 건조까지는 기술보안·정책 장벽이 높아 실제 수주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조선소 노후화와 건조 인프라 부족으로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함정 수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조선·방산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 기반(MASGA)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미 해군이 함정 수리·보급 부문에서 한국 기업에 지속적으로 손을 내밀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설계·생산 단계의 기술적 허들과 규제를 넘을 수 있는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