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발표할 때마다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인 ‘정부소비 성장률’을 의도적으로 누락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 세계 주요국 중 정부소비 전망을 누락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뿐이어서, 중앙은행인 한은이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한국은행이 그간 펴낸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핵심 지표인 정부소비 성장률을 임의로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상황은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마찬가지였다.
정부소비는 민간소비, 투자, 순수출과 함께 GDP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다. 이 수치에 관한 전망을 내놓지 않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홍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정부소비 전망치 공개에 대해 “세입 여건, 재난 대응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 따라 변동하는 정부소비의 특성 상 정부소비 성장률 전망치를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GDP 규모가 훨씬 큰 해외 주요 선진국들은 오히려 정부소비 전망을 정례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는 것이 홍 의원의 지적이다.
한은이 홍 의원실에 제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연간 정부소비 전망치 공개 현황’ 자료를 보면 미국과 영국은 의회·독립기구를 통해 연 2회 정부지출 전망을 공개한다. 독일은 중앙은행에서 연 2회, 정부에서 연 1회 공개한다. 캐나다와 프랑스는 중앙은행이 연 4회에 걸쳐 전망치를 발표한다.
정부소비 전망을 아예 공개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었다.
홍 의원은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KDI는 차치하더라도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기재부의 눈치를 보느라 주요 통계를 감춘 점에 대해서는 비판이 제기된다”며 “한은의 경제 전망 보고서 부문별 담당자 현황에는 유일하게 정부소비 부문에만 담당자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 입맛대로 통계를 감춰주는 행위는 한은의 대내외 신뢰도와 독립성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경기침체, 세수결손 등 위기에 대응하는 윤석열 정부의 재정 정책 방식이 불안정하고 불투명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