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기본 1.4%로 전망하면서도 중국 경제의 회복이 지연되는 등 최악의 상황이 찾아올 경우 1.1%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25일 이런 내용의 ‘경제전망보고서'(인디고북)를 펴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국내 경기는 IT 경기 위축 심화, 중국 리오프닝 효과 지연 등으로 부진을 이어가다 하반기 이후 점차 나아지겠으나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2.6%)보다 크게 둔화된 1.4%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월 전망(1.6%)과 비교해도 다소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1분기 성장률은 소비 개선에도 중국에 대한 수출과 IT 수출 부진이 심화되면서 소폭(0.3%) 성장에 그쳤으며, 2분기에도 회복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반기 수출의 경우 중국 경제 회복 영향, IT 경기 부진 완화 등으로 점차 개선되지만 회복 속도는 원래 예상했던 것보단 느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반기에 기댈 곳은 소비다. 한은은 주로 서비스 소비 덕분에 하반기 경기가 완만히 나아질 것이라고 봤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은 “재화나 제조업 부문에는 상당히 부정적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지만 서비스 쪽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번 전망에서 민간소비 성장률을 종전 2.3%로 유지했으나 이는 세부적으로 봤을 때 재화 소비는 낮추고 서비스 소비는 높여 잡은 결과라고 덧붙였다.
(한은 제공) |
결국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축소했다. 종전 260억달러(상반기 -44억달러, 하반기 304억달러)에서 240억달러(-16억달러, 256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경상수지는 당분간 균형 내외 수준에 머물다 하반기 이후 상품수출 개선 등에 힘입어 흑자 기조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내다본 경상수지 흑자 폭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 160억달러보다 80억달러나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KDI의 전망은 3월 경상수지가 발표되기 전에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품수지의 경우 상반기에는 -30억~-40억달러 수준 적자를 나타내지만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이 전망된다. 김 부총재보는 “반도체가 워낙 대중 수출 규모가 큰데 이것을 제외하면 자동차·선박은 상황이 좋고 또 중국을 제외한 미국이나 유럽연합(EU) 쪽도 상황이 좋다”면서 “향후 반도체가 약간 돌아서게 되면 전체 상황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제공) |
한은은 이번 경제전망에서 주요 경제 지표의 ‘시나리오 분석’도 제시했다.
분석 결과, 중국 경제의 회복이 지연되고 선진국 금융불안이 확대되는 최악 시나리오에서 올 성장률은 기본 1.4%에서 1.1%까지, 물가 상승률은 기본 3.5%에서 3.3%까지 낮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의 성장 동력이 강화되는 최선의 상황에서는 성장률이 1.4%에서 1.6%로, 물가 상승률도 3.5%에서 3.8%로 높아진다고 추정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기본적으로 3.5%를 전망했다. 지난 2월 전망치와 같다.
단, 전기·가스요금 인상과 관련해선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만약 연내 공공요금이 상당 폭 인상된다면 다음 전망에 추가 반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기존 3.0%에서 3.3%로 올렸다.
한은은 “소비자물가는 올 중반까지는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뚜렷한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그 이후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근원물가의 경우 점차 둔화되겠으나 양호한 서비스 수요 및 고용 흐름, 비용 상승 압력에 따른 이차 파급 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