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7일(현지시간)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와 관련해 미 무역대표부(USTR)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양자간 협의 채널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USTR 청사에서 캐서린 타이 대표와 면담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특파원들과 만나 전했다.
그는 “구체적인 일정 등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 협의를 할 것”이라며 “저는 타이 대표와 다음주, 그 다음주 계속 매주 만날 예정이어서 (이번) 문제에 대해 계속 협의를 하고, 워킹레벨(실무진)에선 일정을 협의하는 것도 바로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타이 대표와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 “오늘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갖고 협의를 할 수는 없었다”며 “USTR과 앞으로 협의를 이어가는 협의체를 합의하는 과정이었고, 실제로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협의하는 것들은 빠른 시일 내에 저희가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선 미국 정부도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갖고 논의할 수 있을진 우리가 실질적인 대안을 갖고 계속 협의를 해 나갈 예정이다. 최대한, 가능한 많은 대안에 대해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 USTR은 면담 후 성명을 통해 “타이 대표가 IRA 조항에 대한 한국 측의 우려에 귀를 기울였고, 두 사람은 이들 문제에 대한 업무(협의) 채널을 열기로 약속했다”며 “그들은 또한 공급망과 안보 취약성을 해결하면서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청정에너지 기술에 대한 의미 있는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협의 채널의 본격 가동 시점에 대해선 “워킹 레벨에선 지금 얘기를 하기로 돼 있기 때문에 미측에서도 최대한 빨리 하려고 그러는데, 사실 우리가 더 준비가 돼 있는 것 같고, 미국은 여러 부처가 지금 협의를 해야 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제가 지금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다”고 했다.
안 본부장은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전날(6일) 이번 문제와 관련해 향후 미국에서 만들어질 IRA 시행을 위한 국내 규칙(시행령) 제정 절차에서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데 대해 “재무부 시행령을 갖고 어떤 안이 나올 수 있을진 그건 협의를 해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IRA 시행령 제정과 관련해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 있는지’를 묻는 물음엔 언급을 자제하면서 “여러가지 대안을 갖고 양국 정부가 앞으로 협의를 이어가고, 실제로 미국 내에서 그런 게 시행될 수 있을지 부분들은 미국 정부 내에서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생각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들이 미국 내에서 시행이 가능한 것인지는 사실 아직 모른다”며 “지금 (업계 등에서) 여러 가지 희망적인 제안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것들이) 지금 (미국) 법체계 내에서 수용이 가능할지 내용들은 향후에 좀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도 지금 여러 가지 법적인 검토를 통해 (미측에) 제안할 수 있는 많은 내용을 갖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은 향후 실무 협의 단계에서 저희가 제시하고 반영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안 본부장은 타이 대표와 면담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위배 등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양자간 협의체 구성에 합의하고 이 문제 해결에 대해 최대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것을 보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에 대해 공감을 하지 않나 싶은데 구체적으로 거기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8일부터 로스앤젤레스(LA)로 이동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다. 이 기간 동안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안 본부장은 타이 대표와 면담에서도 IPEF와 관련해 논의했다.
USTR은 “타이 대표는 IPEF에 대한 한국의 긴밀한 협력을 환영하고, LA에서 열리는 IPEF 장관급 회의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또 공급망과 관련된 도전, 환경 보호 지원 노력,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G20(주요 20개국)을 비롯한 역내와 다자간 포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을 포함해 공통 관심 분야에서 더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광범위한 무역 문제를 논의했다고 USTR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