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5년 전 인도에 내줬던 자동차 생산국 5위 자리를 5년 만에 되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인도와 멕시코 등은 생산에 차질을 빚었으나 한국의 경우 내수시장 호조로 국산 판매가 증가했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0년 10대 자동차 생산국 현황’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코로나19에도 불구, 주요국 대비 선방하면서 2016년 이후 인도에 내준 5위 자리를 5년 만에 탈환했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이 15.5%로 크게 감소한 가운데 10대 자동차 생산국은 중국, 미국, 일본, 독일, 한국, 인도, 멕시코, 스페인, 브라질, 러시아 순으로 집계됐다. 10개국 모두 생산이 감소했다.
이 가운데 1~4위의 순위 변동은 없었으나 중국 2%, 미국 19%, 일본 16.7%, 독일 24.7% 각각 생산량이 줄었다. 5위를 차지한 한국의 경우 생산량이 11.2% 감소했으나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어 2019년 7위에서 2020년 5위로 2계단 점프했다.
6위인 인도와 멕시코는 각각 24.9%, 21.2% 생산량이 감소, 한 계단씩 순위가 내려갔고 8위인 스페인과 9위인 브라질도 각각 19.6%, 31.6% 생산량이 줄었다. 10위인 러시아의 생산량 감소는 15.7%에 그치면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2019년 10위였던 프랑스는 2020년 13위로 떨어졌다.
10대 생산국별 생산감소폭 격차에 따라 세계 생산국 각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바뀌었는데, 중국은 4.4%p, 한국은 0.2%p 증가했다. 중국은 가장 빠른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에 힘입어 생산 감소율이 2%에 그치면서 세계 생산점유율이 2019년 2572만대(27.8%)에서 2020년 2523만대(32.2%)로 크게 늘었다. 전기동력차 생산·판매도 각각 7.5%, 10.9% 증가했다.
한국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수출은 21.4% 감소한 189만대로 부진했으나 내수 호조로 국산차 국내 판매가 161만대로 4.7% 증가, 국내생산 감소율은 세계생산 감소율 15.5% 보다 낮은 11.2%(351만대)로 나타났다.
협회는 한국의 5위 탈환은 주로 코로나19에 의한 인도, 멕시코 등의 생산차질에 기인한 것이지만 현대차 등의 노사간 협력, 최근 SUV 고급차·전기동력차 등 고부가가치 위주로의 자동차 산업 구조 급변 등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어려움 속에서 한국이 생산국 순위 5위를 탈환한 것은 큰 성과 이지만 중국 약진 등 여건변화를 감안하면 스마트화, 고급화, 전동화 등 혁신 노력이 한층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과감한 규제개혁, R&D 등 경쟁력 지원 정책을 지속 확대하고 주주와 경영진 그리고 근로자들은 한 팀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협력 경험을 축적해 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