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용사 출신 찰스 랭글 미국 전 하원의원이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에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CBS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욕시립대는 랭글 전 의원이 2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랭글 전 의원은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이력으로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1930년 미국 뉴욕 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본거지로 꼽히는 할렘에서 태어난 랭글은 1948년 미 육군에 입대했다.
그는 1950년부터 1951년까지 약 1년간 한국 전쟁에 파병됐다. 그는 당시 흑인 병사로만 구성돼 있던 제2보병사단 503야전포병대대 소속으로 중공군의 공세가 이어지던 평안남도 개천의 군우리 전투에 투입됐다.
랭글은 이 전투에서 파편을 맞아 등에 부상을 입었고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1952년 전역했다. 전사자나 부상 군인에게 수여되는 퍼플 하트 훈장을 받았다. 한국 전쟁에 참전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의 대통령부대표창도 수여됐다.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온 랭글은 뉴욕대학교를 졸업하고 세인트존스대학 로스쿨에서 공부하며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 연방 검사 보좌관으로 일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고, 1971년에는 자신의 고향인 할렘의 지지를 기반으로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정계에 입문한 뒤에도 한국과 관련된 각종 법안들을 발의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랭글은 ‘한국전 참전 용사 인정 법안’, ‘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 ‘한국전쟁 종전 결의안’ 등을 발의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적극 지지하며 체결에 기여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랭글은 평생 조국을 위해 헌신했다”며 “처음에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로, 그 후에는 하원의원으로 활동한 그의 공직에 대한 헌신은 전설적이다. 그의 헌신 덕분에 우리 모두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