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갈수록 돋보이는 외국인 선수가 있다. 짧은 슛 거리에 볼을 소유하는 시간도 길지 않아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졌지만 묵묵한 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끄는 창원 LG의 아셈 마레이다.
마레이는 29경기(이하 7일 기준)에서 평균 16.5득점 13.2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득점왕 경쟁에 뛰어들 수준은 아니나 다른 부문에서 팀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마레이는 리바운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무엇보다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마레이는 6.1개의 공격 리바운드로 이 부문 역시 1위다. 2위 토마스 로빈슨(4.3개·서울 삼성)과 비교해 평균 2개 가까이 더 잡고 있는 셈이다.
마레이의 적극적인 리바운드는 팀 전체에도 도움이 된다. LG는 공격 리바운드 이후 득점을 뜻하는 ‘세컨드 찬스’ 득점 부문에서 울산 현대모비스(14.0점)에 이어 2위(13.7점)를 달리고 있다.
마레이는 적극적인 스크린 등으로 동료들의 플레이도 살려준다.
경기를 읽는 시야도 좋다. 경기 당 평균 어시스트 3개를 기록 중인데 이는 안양 KGC의 오마리 스펠맨(3.3개) 다음으로 좋은 수치다.
이런 활약 속에 마레이는 KBL이 집계하는 ‘공헌도’ 순위에서 서울 SK의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1174.48점)에 이어 전체 2위(1048.93점)에도 올라 있다.
기복도 없다. 팀이 현재까지 치른 29경기 모두 나와 평균 두 자릿수 득점과 리바운드를 해내고 있다. 라운드별 성적 편차도 크지 않다.
마레이는 지난 6일 안방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도 무려 22개의 리바운드에 이어 17점을 넣으며 팀 승리를 주도했다. 공격 리바운드는 8개에 달했다.
‘함량 미달’으로 KBL 무대를 떠난 압둘 말릭 아부의 몫까지 해낸 마레이 덕분에 LG는 3라운드부터 힘을 내고 있다.
최하위를 맴돌던 LG는 어느새 현대모비스, 오리온, 원주 DB 등과 6강 진출을 벌이는 팀으로 변모했다.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챙긴 LG는 후반기 경계 대상 1호다. LG가 가세한 프로농구 중위권 순위 다툼은 후반기 또 다른 볼거리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