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편집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어도비가 결국 챗GPT 플랫폼에 깊숙이 통합되면서, 독립 앱 비즈니스의 종말론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CEO가 2024년 말 언급했던 “AI 비서 시대엔 SaaS와 비즈니스 앱 구조가 점진적으로 붕괴한다”는 전망이 1년 만에 실체를 드러낸 셈이다.
12일 IT 업계에 따르면 어도비는 전날 포토샵, 어도비 익스프레스, 애크로뱃 등 핵심 앱 기능을 챗GPT 환경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했다고 밝혔다. 어도비는 “크리에이티브 기술을 챗GPT의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결합해 8억 명의 챗GPT 사용자에게 주요 기능을 무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이용자는 별도의 앱 실행이나 메뉴 탐색 없이 챗GPT 대화창에 “배경 지우고 더 화사하게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는 것만으로 포토샵 기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업계는 이를 소프트웨어 산업 중심축이 독립형 앱에서 AI 에이전트 중심 구조로 이동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한다.
MS·오픈AI 진영은 미래 컴퓨팅의 기본 단위가 앱이 아니라 ‘에이전트’가 될 것이라고 본다. 빌 게이츠 또한 2023년 블로그에서 “AI 에이전트가 iOS·안드로이드·윈도를 잇는 차세대 플랫폼”이라며 “5년 내 경제 모델 전체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다만 SaaS 기업들은 ‘앱 붕괴론’이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캔바와 피그마는 AI 생태계와의 연결을 강화하면서도 독립 플랫폼 정체성을 유지하는 ‘공존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캔바는 MCP 서버·SDK를 도입해 챗GPT 등 외부 에이전트가 캔바 기능을 호출하도록 허용하면서도 창작 플랫폼의 독자성을 유지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피그마 역시 “AI 시대에도 사람이 직접 인터페이스를 확인해야 할 이유는 항상 존재한다”며 독립 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어도비-챗GPT 결합을 계기로 “앱을 열지 않고도 기능을 쓰는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