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州) 법원의 대배심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결정한 가운데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이번 기소는 정치적 기소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30일(현지시간) 펜스 전 부통령은 CNN 프라임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선거 자금 문제로 전직 미국 대통령을 전례 없이 기소한 것은 격분(outrage)할 일”이라며 “이번 기소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 눈에는 정치적 기소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을 기소하는 것은 사람들을 더 분열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건이 본인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판사가 사건을 기각할 가능성도 있다. 나는 가설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선거 및 재임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끈끈한 정치적 동지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난해 1월6일 미국 의회 폭동을 계기로 갈라섰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데 이어 펜스 전 부통령도 출마를 시사하며 사이는 더욱 멀어졌다.
다만 두 사람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선 뜻을 같이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대배심의 기소 의결 직후 성명을 통해 “나는 이 마녀사냥이 조 바이든에게 엄청난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것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정치 박해와 선거 방해”라고 주장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4명을 인용해 뉴욕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로 의결했으며, 맨해튼 지방검사실도 수일 내로 기소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CNN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사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 주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입막음용으로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