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HNIC MEDIA SERVICE-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3주 만에 정부의 언론 규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북가주 지역 라디오 방송국 KCBS는 지난 1월 26일 샌호세에서 발생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방송국이 면허를 잃을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또한 백악관이 멕시코만(Gulf of Mexico)의 명칭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변경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속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ABC 뉴스 및 아이오와주 디모인 레지스터 등의 보도 내용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한 바 있어,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수계 언론 연합체인 에스닉미디어서비스(EMS)는 지난 14일 언론 및 법률 전문가들을 초청해 트럼프 행정부의 언론 규제 강화 움직임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는 △데이비드 로이(수정헌법 제1조 연합 First Amendment Coalition 법률 디렉터) △잭 프레스(사이러스 R. 밴스 국제정의센터 산하 ‘기자들을 위한 변호사회’ 선임 변호사) △조엘 사이먼(뉴욕시 크레이그 뉴마크 저널리즘대학원 저널리즘 보호 이니셔티브 설립 디렉터) 등이 참석했다.
새 행정부의 미디어 규제 및 법적 위협 우려 커져
이날 패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언론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으며, 특히 연방통신위원회(FCC) 및 법적 조치를 통한 미디어 압박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조엘 사이먼 디렉터는 “FCC의 브랜든 카 위원이 KCBS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NPR과 PBS의 후원 광고 사용에 대한 조사도 발표했다”면서 “이는 본격적인 규제 위협의 신호탄이며, 향후 다른 정부 기관까지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으며, 외국 정부가 자국 언론사를 규제하는 방식처럼 세금 문제, 사기 혐의, 직장 내 관행 등을 이용해 언론을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FCC의 KCBS 조사, 권한 남용 논란
FCC의 권한 남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데이비드 로이 FAC 법률 디렉터는 KCBS 라디오가 ICE 단속을 보도한 것에 대해 FCC가 조사를 착수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은 FCC의 권한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정부가 언론사의 편집 기준을 정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부적절하며, ICE 단속은 공공의 관심사인 만큼 언론이 이를 보도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검열 위협 속에서도 언론의 역할 중요
전문가들은 정부의 검열을 두려워해 언론이 자율적으로 보도를 자제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언론 자유는 한 번 약화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대형 언론사들이 대기업과 억만장자들에 의해 소유되면서 광고 수익과 기업 이익이 우선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보도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현실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자들은 자신의 법적 권리를 숙지하고, 언론사 뉴스룸에서도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역 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정한 보도를 통해 시민들의 알 권리를 보호하고, 공론화를 통해 언론 자유 침해를 방어해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인 보호 및 취재 대비 철저히 해야
이날 패널리스트들은 “기자들은 보도를 철저히 준비하고, 모든 기사를 검증된 증거를 기반으로 작성해야 한다”며 “법적 문제에 대비해 편집 과정을 철저히 운영하고, 내부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보공개법(FOIA)을 적극 활용해 정부 기관으로부터 정보 접근을 보장받고, 법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정헌법 제1조 연합’, ‘언론자유를 위한 기자연합(Reporters Committee for Freedom of the Press)’ 등 다양한 단체에서 운영하는 법률 핫라인을 활용해 지원을 받을 것을 권장했다.
디지털 보안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패널들은 ‘시그널(Signal)’과 같은 암호화된 메시징 앱을 활용하고,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보안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이비드 로이 디렉터는 “법은 뉴스를 보도할 권리를 보호하지만, 특정 기사를 보도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도 언론인들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패널들은 “언론 자유는 모든 기자와 시민이 함께 지켜야 할 가치”라며 “정부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독립적인 보도를 이어가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잭 프레스 변호사는 “각 언론사는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의 뉴스 보도 시 직면할 장애물을 파악하고, 이를 이해하기 위한 자체적인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며 “또한 극도의 스트레스 속에서 일하는 기자들의 감정 상태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본지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