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참여한 미국 암호화폐 채굴업체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의 주가가 하루 만에 40% 가까이 폭락했다. 2일 뉴욕 증시 정규 거래에서 이 회사 주가는 38.83% 하락했으며, 시가총액은 약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이상 증발했다.
이번 폭락은 지난 6월 2억 1500만 달러 규모의 사모투자에 참여했던 초기 투자자들이 락업(Lock-up) 기간 해제 직후 대거 매도에 나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아메리칸 비트코인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에릭 트럼프는 “투자자들이 처음으로 이익을 실현한 것일 뿐”이라며 “나는 모든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업계 선도에 계속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9월 나스닥 상장사 그리폰 디지털 마이닝과의 역합병을 통해 상장했다.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비트코인 축적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급락은 최근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불안정성과도 맞물린 상황이다. 비트코인은 10월 고점 대비 약 30% 하락했다가 이날 9만 달러 선을 회복했다.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원래 ‘아메리칸 데이터 센터스(ADC)’로 운영되다가 올해 3월 캐나다 채굴업체 헛8(Hut 8)과의 합작을 통해 재편됐다. 헛8은 채굴 장비 전체를 넘기고 ADC 지분을 확보했지만, 이번 폭락으로 헛8 주가도 11%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들은 아메리칸 비트코인 외에도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을 공동 설립했는데, 이 회사가 발행한 토큰(WLF)은 지난 1년 동안 86% 폭락한 상태다. 또한 트럼프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TMTG)은 올해 초 25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하며 ‘비트코인 국고’ 구상을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