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한국 구조견들이 ‘영웅’으로 떠올랐다. 구조견들은 첫 해외 출동인데다 역대급 재난이란 부담에도 붕대 투혼을 벌인 끝에 소중한 생명까지 구했다.
18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7일 밤 긴급 구호대 1진 118명과 함께 튀르키예로 출국한 토백·해태·티나·토리 등 구조견 4마리는 현지 도착 후 수색 작업에 투입됐다.
구조팀 4개당 한 마리씩 배정됐다. 구조견은 탐색팀으로 편성됐다.
수색 절차는 이렇다. 수색 지역 또는 건물을 설정하면, 구조견이 투입돼 수색한다. 구조팀은 이후 매몰자내시경이나 써치탭 등 첨단탐색장비를 활용해 생존자를 최종 확인해 구조에 나선다.
구조견 수색 시간은 1회당 약 10분 내외였다. 토백이와 해태, 티나, 토리는 10분 내외로 교대 투입돼 하루에 평균 1시간 내외 활동했다.
그 외 시간에는 산책이나 기본훈련 등 컨디션 관리를 하거나 휴식을 취했다.
현지 구조대 관계자는 뉴스1에 “국내에서의 일반적인 산악 실종자에 대한 구조견 수색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각 2시간 내외로 수색한다”며 “단 지진붕괴 건물의 경우 범위가 한정돼 있어 단시간 집중 수색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토리와 토백이, 티나, 해태는 모두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특수 인명구조견이다.
‘맏이’ 토리와 토백이는 2016년생, 티나는 2017년생이다. 막내 해태는 2019년생이다. 토백이와 티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토리와 해태는 벨지안 말리노이즈다.
모두 1살 즈음 1~2년간 양성 과정을 거쳐 사고 현장에 투입돼 경력만 수년인 베테랑들이다.
토리는 재난과 산악 구조에 특화했으며, 국내 출동 건수가 140건에 달한다. 국내에서 생존자 1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토백이의 이력은 화려하다. 2020년 인명구조견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고 2021년에도 주요 대회에서 최우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루마니아에서 열린 세계구조견 경진대회에 참가했다. 국내 출동 건수는 137건이다.
역시 국내 출동 건수가 130건에 달하는 티나는 2020년 전국 119구조견 경진대회에서 단체 3위, 이듬해 같은 대회에서도 단체 2위에 입상했다.
해태는 형과 누나만큼 이력이 화려하진 않지만 산악수색과 재난수색 공인견 자격을 취득하는 등 열심히 현장 경험을 쌓았다. 그 노력 끝에 이번 튀르키예 현장에서 생존자 2명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각종 재난 현장에 익숙한 베테랑 구조견들이지만 고강도의 지진으로 역대급 폐허가 된 현장 탓에 부상이 속출했다.
토백이와 토리, 해태는 유리 파편 등에 발이 찔려 다쳤지만 붕대를 감고 현장을 누볐다. 신발은 오히려 구조견의 감각에 방해가 돼 위험할 수 있어 착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구조견들의 활약에 국내는 물론 터키 현지 언론 등 외신들도 찬사를 보냈다.
한편, 총 8명의 생명을 구한 118명의 긴급 구호대는 귀국길에 올라 이날 한국에 도착한다. 구조견들도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 대원들과 구조견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국내 사고 현장에 투입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