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63)가 데뷔 44년 만에 아카데미로부터 공로상을 받으며 오랜 ‘오스카 무관’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피플과 버라이어티 등 외신에 따르면, 그는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베이션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16회 거버너스 어워즈(Governors Awards)에서 아카데미 공로상(Presidential Award)을 수상했다.
특히 크루즈는 그동안 네 차례나 오스카 후보에 올랐지만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한 ‘오스카의 아이러니’를 겪어온 바 있어, 이번 수상은 팬들과 영화계 모두에게 더욱 특별한 순간으로 받아들여졌다.
무대에 오른 톰 크루즈는 영화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진심 어린 감동의 연설을 전했다. 그는 “영화는 제게 세상을 보여주었고, 우리가 얼마나 다르고 또 얼마나 닮았는지 일깨워줬다”며 “극장 안에서 우리는 함께 웃고, 함께 느끼고, 함께 희망을 품는다. 이것이 영화의 힘”이라고 말했다.
또한 어린 시절 처음 극장을 찾았던 순간을 떠올리며 “어두운 공간에서 스크린 위로 쏟아지는 빛줄기를 보며 더 넓은 세계가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빛이 제 인생을 이끌어 왔다”며 “영화 만들기는 내가 하는 일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거버너스 어워즈는 아카데미(AMPAS)가 영화 예술에 평생을 바친 인물을 기리는 자리로, 공개 경쟁이 아닌 비공개 만찬 형식으로 진행된다. 아카데미는 올해 공로상 수상자로 톰 크루즈 외에도 돌리 파튼, 데비 앨런, 윈 토머스를 선정했다. 아카데미 측은 크루즈에 대해 “역사상 가장 잘 알려지고 흥행한 배우 중 한 명”이라며 “극장 경험과 영화 산업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준 인물”이라 칭찬했다.
톰 크루즈는 ‘탑건’, ‘제리 맥과이어’, ‘마이너리티 리포트’, ‘라스트 사무라이’ 등 수많은 작품에서 존재감을 발휘해 왔다. 특히 1996년부터 이어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는 고난도 스턴트를 직접 소화하며 ‘액션의 아이콘’이라는 이름을 굳혔다.
크루즈는 그동안 네 번의 오스카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7월 4일생’과 ‘제리 맥과이어’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매그놀리아’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프로듀서로 참여한 ‘탑건: 매버릭’은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영국 BBC는 이번 수상에 대해 “스트리밍 시대에도 극장 영화를 지켜온 톰 크루즈의 신념이 인정받은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크루즈는 연설 말미에서 “앞으로도 영화 예술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며 “다만 더 이상 뼈가 부러지지 않길 바란다”고 유머를 덧붙여 분위기를 띄웠다.
40년 넘게 할리우드를 대표해온 톰 크루즈가 마침내 공로상을 품에 안으며, 그의 영화 인생은 새로운 의미 있는 장을 맞이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