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부터 1박2일 간 보수진영의 텃밭인 대구·경북(TK)를 방문하는 것은 최근 TK지역 지지율 하락세 반등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인한 지지층 균열 차단을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특별사면 결정 이후 닷새 만에 방문이지만 수사, 탄핵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보다는 박 전 대통령의 조속한 건강 회복 등을 유화적인 메시지를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선대위 안팎의 관측이다.
윤 후보는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TK 지역을 찾아 경북 울진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과 대구 동구에 있는 독립유공자 집단 묘역인 국립신암선열공원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윤 후보는 울진 원전 방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를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식 일정 외에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인 기반인 TK를 찾는 만큼 탄핵과 정권교체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윤 후보의 행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높은 TK 민심을 달래고 지지층 균열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전날(28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정서적으로는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인간적인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 후보가 당내 경선 토론 당시 이른바 ‘적폐수사’ 책임론을 두고 “제가 당시에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한 것이다.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는데 검사로서 한 일에 대해서 사과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강경하게 맞섰던 것과는 결이 달라진 모습이다.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의 사면 결정이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은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발언을 한 점도 눈에 띈다.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우리’라는 단어를 쓴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전날(28일) 토론에서도 윤 후보는 “우리 박 전 대통령의 조속한 건강회복을 바랄 뿐”이라며 ‘우리’라는 단어를 재차 사용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된 발언이 지나치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고 같은 당에서 배출된 대통령에 대한 명예회복, 건강 회복 기원 등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의 내홍이 TK 민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방문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4~2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전통적 보수 텃밭인 TK에서 윤 후보(53.3%)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25.8%)에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관의 지난주 조사와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윤 후보는 10.4%p 하락한 반면, 이 후보는 6.8%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44.7%p에서 27.5%p로 좁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