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차량 생산 차질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2분기(4~6월) 선전하면서 경쟁사보다 두드러진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무리한 외형 확장 대신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질적 성장’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SDI는 2분기 매출 4조6614억원, 영업이익 3993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1분기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24%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35% 증가한 수준이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삼성SDI의 실적 개선은 더욱 두드러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매출은 5조706억원으로 삼성SDI보다 많지만 영업이익은 1956억원으로 삼성SDI에 비해 적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 영업이익은 73% 줄어든 수치다. 비상장사인 SK온은 올해 2분기 약 2000억~3000억원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수준에서도 삼성SDI의 수익성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률은 시장점유율 1위인 CATL이 6.0%,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4.2%로 예상된다”며 “삼성SDI는 6.5%로 가장 우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 대외적인 경영 위기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수익성을 중시한 성장 전략이 있었다. 무리한 외형 확장 대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을 강화한 것이다.
우선 지난해 출시한 차세대 배터리 ‘젠(Gen)5’의 매출이 늘고 있다. 하이니켈 배터리인 젠5는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20% 높은 고부가 제품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BMW에 공급되는 젠5 출하량이 본격적으로 늘면서 중대형 전지 분야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주력 제품인 원형 배터리의 시장 지배력과 판매 가격이 높아지면서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분기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사업 매출은 2조317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전망이다.
타 배터리 업체와 달리 모빌리티·전동공구 등 소형 배터리 사업과 전자재료 사업을 보유한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아직 초기 시장이라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데, 안정적인 사업이 전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삼성SDI가 2분기 소형 배터리 사업에서 17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의 약 45%에 해당한다.
업계는 삼성SDI가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가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SDI의 올해 매출을 18조7746억원, 영업이익은 1조66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9%, 5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대형 배터리는 헝가리 2공장의 가동과 젠5의 아우디 공급이 시작되며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