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 기존 SUV보다 차체 크기가 더 커진 ‘대형 SUV’가 자동차 시장을 달구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하던 ‘대형 SUV’는 최근 차박과 캠핑 등 열풍에 큰 차체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며 점차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지난달 지프의 대형 SUV ‘올 뉴 그랜드 체로키L’을 국내에 출시했다. 그랜드체로키는 1992년 디트로이트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30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약 700만대가 판매된 지프의 대표 ‘대형 SUV’다.
5세대로 돌아온 올 뉴 그랜드 체로키L은 더욱 강력한 4×4 능력에 정교해진 도로 주행 성능, 첨단 기술 및 안전 기능 등을 갖췄다. 3.6L V6 24V VVT 업그레이드 엔진,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5.1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대형 SUV인 만큼, 전장 5220㎜, 전폭 1975㎜, 전고 1795㎜, 축거(휠베이스) 3090㎜의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브랜드 최초로 3열을 적용하기도 했다.
그랜드 체로키L 출시에는 한국 대형SUV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스텔란티스의 의지가 담겼다. 이는 스텔란티스가 그랜드 체로키L을 북미 이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출시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스텔란티스 관계자는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 최초로 그랜드 체로키L을 선보이게 됐다”며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 시장인지 알 수 있고, 럭셔리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도 내년 상반기 인도 예정인 플래그십 SUV ‘올 뉴 레인지로버’를 지난달 공개했다. 9년 만의 완전변경 모델로, 재규어 랜드로버의 ‘리이매진’ 전략에 따라 MLA-Flex 플랫폼을 최초로 적용했다. 올 뉴 레인지로버는 기존 모델 대비 75㎜ 더 길어진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최초의 7인승 모델 3열 시트까지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재규어랜드로버의 대형 SUV ‘올 뉴 레인지로버’는 한국시장에서의 부진을 걷고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할 기대작이기도 하다. 우선 전망은 밝다. 실제 영국 런던에서 월드프리미어 이후 한국 소비자들에게 1000건이 넘는 사전계약 문의가 있었다.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의 관심이 상당하다”며 “지금까지 만든 레인지로버 중 가장 스마트하고, 세련되고, 연결성 높다”고 말했다.

수입차 브랜드는 물론 국산 브랜드도 대형 SUV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내년 대형SUV 팰리세이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펠리세이드는 지난 2018년 출시 이후 올해 11월까지 16만여대 이상 판매된 현대차의 베스트셀링카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6만4791대 판매로 현대차 SUV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다. 커다란 차체 크기로 국민 ‘패밀리카’로 자리 잡은 팰리세이드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출시하는 부분변경 모델인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다.
한국지엠도 초대형 SUV ‘타호’를 내년 1분기 중 국내에 선보인다. 타호는 트랙스, 이쿼녹스, 블레이저, 트래버스, 타호, 서버번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SUV 라인업 중 두 번째로 큰 모델이다.
전장 5351㎜, 전폭 2058㎜, 전고 1927㎜, 축거(휠베이스) 3071㎜로, 트래버스를 넘어서는 엄청난 크기에 5만295달러(약 5955만원) 수준의 가격으로 가격경쟁력 역시 갖췄다는 평가다.
전기차도 대형 SUV 시장으로의 진출을 예고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대표적인데,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2021 LA 오토쇼’에서 전기 SUV 콘셉트카 ‘세븐(SEVEN)’을 선보였다. 세븐은 2019년 ’45’, 2020년 ‘프로페시’ 콘셉트카에 이어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세번째 도약을 알리는 콘셉트카로, 대형 SUV 전기차의 비전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3.2m의 긴 휠베이스, 3열까지 이어진 플랫 플로어 등으로 마치 프리미엄 라운지와 같은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아도 같은 날 전기SUV 콘셉트카 ‘더 기아 콘셉트 EV9′(The Kia Concept EV9)을 선보였다. 콘셉트 EV9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주행·정차 상황에 따라 시트 방향을 바꿀 수 있는 3가지 실내 모드 △자연의 요소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과 지속가능한 자원을 활용한 소재 등이 특징이다. 현대차 세븐과 기아 EV9의 양산은 각각 2023년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