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의회가 한국 정부의 디지털 규제를 문제 삼으며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규정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산하 무역소위원회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디지털 규제 관련 청문회에서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술기업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무역소위원회 위원장인 에이드리언 스미스 의원은 “한국은 미국 기업을 명시적으로 겨냥한 입법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쿠팡에 대한 차별적 규제가 그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한미 공동 팩트시트를 언급하며 한국이 약속한 ‘차별 해소’와 ‘디지털 무역 장벽 제거’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는 쿠팡만을 특정해 규제하는 법이나 제도는 없으며, 최근 논란의 핵심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사후 대응 부실에 대한 조사와 책임 추궁이라는 점에서 미국 측 주장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롤 밀러 공화당 하원의원은 최근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을 ‘검열법’이라고 표현하며 “두 명의 미국 기업 임원을 상대로 정치적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와 김범석 쿠팡 의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소속 수전 델베네 하원의원도 “워싱턴주 지역구 기업들로부터 한국 규제 당국이 무역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하며 공세에 가세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미국 컨설팅업체 크로웰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나이젤 코리 이사는 “한국은 유럽식 디지털시장 규제를 도입하려는 독특한 사례”라며 “미국 기업들이 오랫동안 한국 경쟁 당국의 표적이 돼 왔다는 불만을 제기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청문회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한국의 디지털 입법 취지를 설명하는 가운데 열렸다. 여 본부장은 앞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본질은 대규모 정보 유출과 미흡한 대응”이라며 “이는 통상이나 외교 문제가 아닌 소비자 보호와 법 집행의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의회가 개인정보 보호라는 본질적 쟁점을 외면한 채, 자국 기업 보호 논리로 사안을 ‘정치·통상 문제’로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