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생산과 소비, 투자 등 3대 실물경제 지표가 두 달 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하며 경기침체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서비스업 생산이 뒷걸음질친데다 3분기까지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한 소비마저 주춤했다.
고물가·고금리로 경제심리가 위축돼 있는 가운데 ‘이태원 사고’가 겹치면서 향후 일정 부분 실물경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0(2015년=100)으로 전월 대비 0.6% 감소해 석달 연속 하락했다.
이는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 감소(-1.8%) 영향이 컸다. 9월 초 태풍 힌남노 피해로 포스코 등 철강업체가 가동을 중단해 1차 금속 생산이 15.7% 급감했다.
이같은 일회성 요인 외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생산(-4.5%)도 부진했다. 중국 봉쇄조치에 정보기술(IT) 등 산업 부진으로 수요가 줄면서 재고는 쌓이고 가격은 떨어지는 형국이다.
제조업 재고는 전년 동월 대비 9.5% 뛰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의 재고 상승 기여도가 가장 높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3%대 (상승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수입이 줄어들며 2.4% 감소했다. 통상 기업은 경기가 나빠지면 투자규모를 감축하고 기계수입도 줄여, 기계류 수입 규모는 국내 설비투자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여기다 내수도 꺾일 우려가 적잖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20.8(2015년=100)로 1.8% 감소했다. 올 3~7월 5개월 연속 감소에서 8월 4.3% 늘어 6개월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가 마이너스 전환한 것이다. 9월 서비스업생산은 전월 대비 0.3% 줄었다.
단 분기로 보면 전년동기비 3분기 서비스업생산은 1.5%, 소매판매는 1.2% 각각 늘어 개선흐름을 보였단 게 통계청 설명이다.
그러나 분기를 기준삼아도 고물가와 대출금리 상승은 올해 남은 기간 소비 회복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으려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 이자부담에 소비가 위축될 수 있어서다.
어 심의관은 “물가상승, 금리인상으로 소비 회복이 지연되거나 제한될 우려도 없지 않아 향후 경기흐름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고 봤다.
실제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연속 하락해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주요국 긴축기조와 중국 봉쇄조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태원 사고 여파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공산도 있다.
오는 5일까지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되며 국내 최대 쇼핑 축제인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식은 취소됐고 지역 축제·행사는 줄줄이 축소 또는 취소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간도 행사·축제 자제에 협조하도록 관계부처에 요청한데 따라 유통업계도 핼러윈 관련 행사를 전면 중단하고 연말 성탄 시즌 행사 역시 재검토에 들어갔다.
정부는 물가·민생안정에 총력대응하며 수출·투자 등 민간경제 활력 제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김장재료 수급안정 등 주요 물가 현안품목 관리대책, 이태원 사고 수습·구호를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신속 추진하겠다”며 “주요 수출업종 경쟁력 강화대책 순차마련, 범부처 원스톱 투자지원반 가동 등에도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